"국책사업 일방적 결정 안돼...강행하면 엄청난 저항"
김 부위원장을 만난 강 주교는 "하루이틀에 결정되기 보다는 긴 과정을 통해 서로 실랑이를 하고 한참 싸움이 길어질 것"이라며 "강이 우선 유지돼야 한다. 그러니 몸 건강부터 챙기시고 기운을 차려서 힘을 합쳐 연대하고 싸울때 힘이 몇배가 될 것이고, 그래야 다른 주변 도민들이나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강 주교는 "동안 얼마나 주민들의 고충을 이렇게 혼자서 짊어지고 온 몸으로 싸워오셨다는건 증명이 됐고,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도 교섭에 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냥 단식을 했다면 보식을 하면 되지만, 그런 단계를 지나서셔병원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지금 상황은 우리 고향을 떠나느냐 살던대로 살 수 있느냐 중대 기로에 있다"면서 "강행 발표가 얼마 안남은 걸로 보인다. 국토부 입장도 그쪽으로 가닥 잡힌걸로 보이는 상황인데 원희룡 지사는 아무런 손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국토부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면서 "자치단체장인 원희룡 도지사가 직무를 제대로만 이행해 준다면 단식을 끝내는 걸로 하겠다. 뭔가 조치 취할때 까지 단식 풀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 부위원장은 "제2공항이 발표되고 지금까지 2년간 저를 비롯해 강원보 위원장님 등이 최선을 다해왔지만, 국토부나 원 지사나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라며 "원희룡 지사에게 제발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31일간 도청앞에 이렇게 있는데 아무런 조치 안하냐고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사님께 할 수 있는 말은 하겠다"고 화답한 강 주교는 "한달 넘게 투쟁해 왔지만, 앞으로도 투쟁을 해야 할 거 아닌가"라며 거듭 단식 중단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고향이 삶의 터전이고 생명이라 생각한다. 남의 생명 빼앗아 가면서 납득할 수 있는 근거도 하나 없이 국가기관이 생명을 빼앗아가려 하고, 원 지사가 동조하고 있다"며 지금 단식을 중단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당초 우리가 주장한 재조사를 할 의향이 있었다면 기본계획을 같이 끼워넣나"면서 "경배씨가 건강하길 바라고 대책위도 건의하고 있지만 워낙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목숨걸고 흥정하는 것 처럼 됐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내일(9일) 천막을 방문하겠다고 예고한 원희룡 지사가 재검증 등에 대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원 지사가 조그만 희망이라도(준다면), 자기 직무 다하는 모습 보인다면 단식 풀 용의가 있다"면서 "다만 지난 2년간 해왔던 그 행보를 그대로 한다면 풀지 않겠다. 답이 나올때 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완고한 의지에 결국 강 주교도 설득을 포기하고, 건강을 잘 챙길 것을 발걸음을 옮겼다.
강 주교는 농성장을 떠나며 "국책사업이라는것이 국가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주민입장이나 이야기를 듣기 전 결정한 상태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이런 것은 맞지 않다"면서 "보상한다는 개념이(개념으로 접근하는것이) 문제다. 여러 국책사업과, 특히 강정도 주민 90% 반대하는걸 밀어붙여 마을을 산산조각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식으로 강행한다면 나중에 엄청난 저항이나, 후대에 가서 큰 후회할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결정권자가 밀어붙여 큰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사례가 4대강이다. 그런 실책 반복하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