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의결...이석문 '누리과정 예산'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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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의결...이석문 '누리과정 예산'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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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8270억원 규모 교육특별회계 만장일치 통과
누리과정 두 달분 증액...급한불 껐지만 여전히 '미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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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헤드라인제주
교직원 인건비를 줄여 '누리과정 예산' 두 달분을 증액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주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안이 통과됐다. 미봉책에 불과하지만, 당장의 '보육대란'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결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4일 열린 제335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본회의을 열고 8270억억원 규모의 '2016년도 제주특별자치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상정, 재석의원 37명 중 찬성 37명으로 의결했다.

당초 동의 여부를 두고 본회의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최종적으로 예산안에 대한 동의를 표했다.

이 교육감은 "인건비 삭감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누리과정이 갖고 있는 본연의 가치와 의미조차 저버릴 수 없었기에 우리 교육청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심의.의결 결과를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예산 심의의 소회를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고뇌와 고뇌, 그리고 다시 고뇌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기 위해 교육감이 최우선으로 책임져야 할 교직원들의 인건비까지 삭감해야 하는가를 놓고 마음의 번민이 매우 컸다"고 피력했다.

이어 "지금의 문제를 명쾌히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제 자신에게 책망이 들기도 했다. 심의 과정, 과정마다 노심초사하신, 어린이집 관계자분들과 학부모님들의 어려움도 눈에 밟혔다"며 "고뇌를 거듭한 끝에, 교육과 보육은 '우리 아이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과 보육 모두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공통된 철학으로 연결돼 있다. 아이들의 삶과 성장, 가정의 생계, 국가의 미래 등과 직결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토대"라며 "교실에 있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 역시 국가의 소중한 아이들이고, 국가의 미래를 이끌 꿈의 결정체들"이라며 동의가 불가피했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 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이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엔 급한 불을 끈다하지만, 3월부터 다시 누리과정 예산 대란이 재연될 것이다. 2017년 누리과정 예산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까마득하다"며 "현재 교육 재정으로 더 이상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기가 불가능하다. 도청과 의회가 현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여, 대책마련에 초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특히 이 교육감은 "지도 감독권이 없는 어린이집에 교육청 예산이 지원되어야 하는 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상위법에는 지원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에 근거가 있다는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의무 지출을 교육청에 전가한 모순적인 현실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교육감은 "많은 질문 속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난해, 올해와 같은 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악순환처럼 반복되고 늘어날 것이다. 이대로 가다보면 결과적으로 교육과 보육이 모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해 국가의 미래에 심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제주 교육 재정의 어려움과 누리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필요성이 명확히 나타난 만큼 누리과정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하고, 교육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지금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누리과정 예산의 주체는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이 교육감은 이날 정례회 본회의 직전까지 동의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3-5세 어린이집 누리과정 보육료의 재정부담 책임주체를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직원들의 임금을 감액하는 방법으로 2개월분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76억원을 증액 편성했기 때문이다. 예결위 계수조정 과정에서도 이 같은 예산 기조는 유지됐다.

제주도교육청으로선 이 계수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정부와의 재정부담 책임공방에서 시.도교육청이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다. 설령 내년 1~2월 2개월분 예산은 자체 재정으로 편성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선례가 되면 정부의 '버티기'가 더욱 심화되고, 앞으로도 누리과정 예산을 도교육청이 전적으로 부담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었다.

결과적으로 이 교육감이 예산안을 동의하면서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새해 '보육대란'을 막게 됐고, 교육예산 파국도 빗겨가게 됐지만, 누리과정 예산의 책임 소재는 이후에도 미결과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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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본회의장. ⓒ헤드라인제주

다음은 2016년도 예산안 의결에 즈음한 이석문 교육감 인사말.

사랑하고 존경하는 제주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구성지 의장님과 의원님 여러분!

어려운 재정여건 가운데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해 주신 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예산 심의과정에서 전해주신 의견들과 제언들을 잘 수렴하여, 내년 ‘질문이 있는 교실’을 충실히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예산 심의의 소회를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고뇌와 고뇌, 그리고 다시 고뇌로 점철된 시간이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기 위해 교육감이 최우선으로 책임져야 할 교직원들의 인건비까지 삭감해야 하는가를 놓고 마음의 번민이 매우 컸습니다.

지금의 문제를 명쾌히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제 자신에게 책망이 들기도 했습니다. 심의 과정, 과정마다 노심초사하신, 어린이집 관계자분들과 학부모님들의 어려움도 눈에 밟혔습니다.

고뇌를 거듭한 끝에, 교육과 보육은 ‘우리 아이들’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육과 보육 모두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공통된 철학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삶과 성장, 가정의 생계, 국가의 미래 등과 직결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토대입니다.

교실에 있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 역시 국가의 소중한 아이들이고, 국가의 미래를 이끌 꿈의 결정체들입니다.

물론 인건비 삭감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누리과정이 갖고 있는 본연의 가치와 의미조차 저버릴 수 없었기에 우리 교육청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심의‧의결 결과를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이번엔 급한 불을 끈다하지만, 3월부터 다시 누리과정 예산 대란이 재연될 것입니다.

2017년 누리과정 예산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까마득합니다.

현재 교육 재정으로 더 이상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도청과 의회가 현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여, 대책마련에 초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지도 감독권이 없는 어린이집에 교육청 예산이 지원되어야 하는 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상위법에는 지원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에 근거가 있다는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의무 지출을 교육청에 전가한 모순적인 현실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규명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많은 질문 속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난해, 올해와 같은 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악순환처럼 반복되고 늘어날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보면 결과적으로 교육과 보육이 모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해 국가의 미래에 심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제주 교육 재정의 어려움과 누리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필요성이 명확히 나타난 만큼 누리과정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하고, 교육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지금부터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누리과정 예산 주체는 ‘국가’입니다.

정부는 누리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 지역의 갈등 상황 등을 충실히 반영하여,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주시기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아울러 갈수록 순증하는 학생들을 안정적으로 수용하고, 노후화되는 학교 시설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 교육 재정이 지금보다 확충되어야 합니다.

교육 재정 안정화를 위한 지혜를 모색하는 데, 정부가 각 지역 교육청과 소통을 강화해 주실 것을 거듭 부탁 드립니다.

존경하는 도민과 의원님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2015년도 보름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교실변화를 위해 학교현장을 충실히 지원했던 올해의 성과와 아쉬움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질문이 있는 교실’을 충실히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우리 교육청의 최우선 정책인 고교 체제 개편을 잘 추진하면서, 도내 30개 고등학교가 선택하는 학교로 전환되는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이 과정 중 하나로 성산 고등학교를 국립 해사고로 전환하기 위한 입법예고가 진행 중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입법예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신 국회의원님들과 도청, 의회, 지역주민 등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최종 유치’라는 결실을 만들 때 까지 도민들께서 하나된 힘과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연말까지 쉼 없는 일정을 이어가시는 의원님들의 노고에 존경의 말씀을 드리며, 2016년도 예산안을 의결해주신 의원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올 한해 제주교육에 많은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육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한 제주교육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2월 1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유감 이 석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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