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제주 제2공항' 발표...과제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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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제주 제2공항' 발표...과제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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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확정된 새로운 공항 건설, 향후 계획과 과제는
건설예정지 전격 발표 '충격파'...동요하는 주민설득 관건

제주도 제2공항 건설이 제주사회는 물론 전국적 화두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가 10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해 최적 대안으로 제2공항 건설을 확정함과 동시에, 공항 예정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와 온평리 일대 지역을 선정해 전격 발표하자 제주사회에서도 깜짝 놀란 반응들이 이어졌다.

최적대안 선정은 지난해 말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에 착수한 시점을 전후해 화두로 던져지면서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론이라 하지만, 제2공항 예정지로 성산읍 지역이 선정된 것은 의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소식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제주도청으로 달려온 성산읍 지역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재봉 신산리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오후 2시 성산읍사무소에서 긴급히 열린 원희룡 제주도지사 주재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주민들도 입장은 마찬가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에서 주민들과 제2공항 건설 관련 간담회를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동안 용역 수행과정에서 성산읍이 후보지 중 한곳으로 전해지기는 했으나, 실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던 듯 한결같이 충격파가 크게 다가온 모습이었다.

이번 제2공항 건설 입지 선정결과와 관련해서는 제주도내 부동산 업계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국토연구원이 2011년 10월 발표한 '제주 신공항 개발 구상 연구용역'에서 후보지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성산읍 신산리, 남원읍 위미리 앞바다 등 4곳이다.

이중 대정읍 신도리와 한경면 저지리, 구좌읍 등 3곳은 1990년 제주권 신공항개발 타당성 조사결과에서도 후보지로 꼽혔던 곳이어서 이번 용역결과에서도 이중 한 곳이 선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

지난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제주도정은 업무보고를 통해 제2공항 건설로 가닥이 잡힐 경우 예정지는 복수가 아닌 단일 후보지로 선정 발표될 것이라는 '예고편'이 있어 제2공항 가닥은 어느정도 예상이 됐으나 성산읍 지역 선정은 그야말로 의외의 '깜짝' 발표였다.

◆ 25년 긴 논의 끝 '제2공항 건설' 확정...성산읍 선정 이유는?

일단 이번 국토부 용역 결과에서는 2018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는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 대안으로 '제2공항 건설'로 최종 확정됐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공항 건설논의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은 오랜 제주사회의 숙원인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단순한 용역결과 보고회 차원을 넘어 정부 국책사업 결정 형태로 해 '제2공항 건설'이 확정 발표되면서, 일단 새로운 공항 건설을 위한 첫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25년간 이어져온 신공항 건설 관련 긴 논의를 끝내고, 이제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방법론'적인 측면을 갖고 지혜를 모으는 과제만 남게 됐다.

국토부는 그동안 대안으로 제시돼 온 △현재의 공항을 폐쇄하고 신공항을 건설하는 안 △기존공항 확장안 △기존공항과 병행 운영되는 제2공항(기존공항 존치+제2공항) 건설안 등 3개 대안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한 결과 '제2공항 건설안'이 가장 합리적으로 방안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즉,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주공항을 그대로 존치하면서, 추가적으로 제2의 공항을 건설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제주공항은 지난 6월 발표한 단기대책대로 2018년 상반기까지 활주로 시설 확충 및 터미널 증축 등을 통해 연간 3000만명 수용 수준으로 확충하여 계속 사용하게 된다.

용역팀은 '제2공항 건설안'은 제주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활주로 1본의 신공항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으로, 환경 훼손이 적고 상대적으로 공사비도 적게 들어갈 뿐 아니라, 2개의 공항 운영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최적 대안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공항의 최적 입지로 검토된 성산읍 지역은 용역팀에서 발표한 '신산리' 보다는 온평리를 중심으로 해 수산.난산.고성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인 공항예정지 면적은 500만㎡(150만평 상당) 규모로, 이중 70% 정도가 온평리 지역이다.

공항이 들어섬으로 인해 이주해야 하는 가구수는 70가구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용역팀은 이 입지가 결정된 것은 기존 제주공항과 공역이 중첩되지 않아 비행절차 수립에 큰 문제가 없고 기상 조건이 좋으며 생태자연도가 높은 지역에 대한 환경 훼손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변 소음지역 거주민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되는 등 다양한 공항입지 조건이 다른 후보지들 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곶자왈 등과 중첩없고, 관리보전지역 1, 2등급 해당지역이 없어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도 꼽았다.

사업비가 4조1000억원 규모로 양호한 점도 들었다.

◆ 원희룡-구성지 "제2공항 건설은 제주 역사상 최대규모 사업"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날 '제2공항 건설'안이 확정 발표되자 제주도민들의 전폭적인 협조를 호소했다.

원 지사와 구 의장은 제2공항 건설계획 확정 발표에 즈음한 담화문을 통해 "제주도와 도의회는 오늘 정부가 발표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추진 계획을 적극 환영한다"며 "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주신 도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큰 결단을 내려주신 정부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지난 25년간 논의만 거듭하면서 표류하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이제 명확한 결론을 내고 역사적 대사업의 첫발을 내디디게 됐다"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2공항 건설은 50년전 물과 길의 혁명을 이뤄내며, 제주의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듯이 제주를 미래로 이끌 제2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미 포화상태인 제주의 관문을 키움으로써 제주경제성장의 결정적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와 구 의장은 "제주 제2공항이 아시아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될 수 있도록 후속계획을 잘 수립해야 하겠다"며 "아울러 현재 제주공항 인프라가 이미 포화상태인만큼 공항 건설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제주도민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원 지사와 구 의장은 "최고의 공항을 최단기간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의지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제주도민 모두의 전폭적인 협력이 필요한다. 전국민적 성원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제2공항 건설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헤드라인제주>

◆ 새누리 "적극 환영"...새정치연합 "지역주민의 동의가 우선"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제2공항 건설계획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온도차'를 보였다. 그동안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으나, 제2공항 건설로 결정됐을 뿐만 아니라 단일 입지까지 선정돼 발표된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결과는 정부 예산문제 등을 감안한 차선책으로 보이나, 그 만큼 아쉬움도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과는 나름대로 적정입지와 균형발전 문제를 고려한 고육지책의 결과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동의"라며 "성산읍 다섯 개 마을에 걸쳐 있는 대안이니 만큼 해당 마을주민과 성산읍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과가 나왔다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지역주민들의 피해와 갈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놓고 볼때, 이번 제2공항 건설사업은 큰 포맷은 제시됐으나 앞으로 적지않은 과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 우려되는 주민 갈등...과제 '산넘어 산'

우선 지역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해 낼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 입지가 결정됨에 따라 연말에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설계 등의 절차를 조속히 시행해 2025년 이전 새로운 공항을 개항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적지않은 갈등이 우려된다.

해당지역 주민 내에서도 구체적인 공항설계의 결과, 즉 활주로가 위치하게 되는 지역과 공항청사의 주출입 위치, 또 배후도시인 에어시티의 조성지역이 어떻게 배치되느냐에 따라 입장이 갈릴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깜짝 발표' 후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없이 발표됐다는 불만에서부터, 여러가지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앞으로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토지수용 문제를 비롯해 거주지 이전문제, 공항소음 피해 등의 현실적 문제에 기인한 갈등이 분출될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생활공동체를 이뤄온 지역주민들이 제주 역사상 최대 개발이라는 공항건설을 수용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원 지사와 구 의장도 이러한 점을 감안한 듯, "제2공항 건설로 부담과 불편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지역이 생길 것"이라며 "제주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아픔과 희생을 겪어야만 하는 데 대해 특별한 배려와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먼저 도정이 앞장서서 해당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의논하고 주민이 원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고,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상생과 새로운 발전의 모델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10일 오후 열린 원 지사의 성산읍 지역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듯이, 앞으로 주민들과의 협의진행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비 등 정부지원을 전폭적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문제와 더불어, 내적으로는 도민사회 넓은 공감대 형성과 해당지역 주민설득 문제 등.

첫 포문은 열었지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 역시 '산 넘어 산'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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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15-11-12 23:36:29 | 180.***.***.208
마마마 어찌되었든 결론 낫으니 그대로 합시다
또 뭐 갑론을박 하지말고 제주도 첨으로 단합된 모습좀 보입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5-11-10 20:17:29 | 125.***.***.182
주변 선수들이 신도라 하는 바람에 나또한 그런줄 알았지.
깜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