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IUCN기념숲...'실패행정' 혹평에도 관리방안 '감감'
상태바
'19억' IUCN기념숲...'실패행정' 혹평에도 관리방안 '감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덕면 소재 IUCN기념공원, 개장 2년차 탐방객 이용실적 '전무'
예산확보조차 난국...지역주민 공원으로 전락..."시간 필요하다"

십수억원을 들여 조성했음에도 방문객이 찾지 않아 '실패한 행정 사례 표본'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던 IUCN 기념숲이 1년여가 지난 현 시점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행사를 기념하는 취지로는 너무나 많은 예산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돼야 함에도 숲을 찾는 방문객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보전국이 최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상에는 'IUCN기념 숲 조성에 따른 방문자 현황 및 관리실태'에 대한 사업추진 현황이 명시됐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조성된 세계자연보전연맹 기념숲. <헤드라인제주DB>

이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현우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남원읍)이 지적했던 사안으로, 당시 현 의원은 IUCN기념숲의 입지 문제로 인해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원'으로 전락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제대로 된 공원 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소재의 IUCN기념공원은 전체 면적 5만4500㎡에 테마별 숲 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사업비 19억4700만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나무 1만여 그루와 꽃잔지 등 지피류 5만여본을 식재하고, 기념조형물, 전망대, 방사탑, 편의시설 등을 시설한 공원이다.올해도 일부 예산을 들여 화장실 등을 추가로 시설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 2013년 개장 이후 2년차를 맞은 현 시점까지 공원 탐방객 실적이 전혀 기록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찾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별도로 집계를 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제주도는 자료를 통해 "접근성과 조성 초기단계로 기념 숲 탐방을 위한 방문자는 없다"고 직접적으로 실토했다.

예산 확보조차 용이하지 못해 풀베기 작업을 시행하는 것에도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예산에 1억원의 예산을 올렸지만, 심의 과정에서 누락됐고, 내년 예산 확보도 불투명하다.

아무리 조성 초기라고는 해도 수십억원을 일거에 투입해 조성된 공원이 사실상 일부 지역주민들만 오가는 정도의 공원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결국, 입지상의 문제나 관련 예산 소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정의 섣부른 정책결정이 재차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세계환경보전총회(WCC) 유치 시 탄소발생량을 상쇄시키기 위해 조성된 숲이라는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애초부터 사람들이 찾아갈 수 있는 상징적인 곳에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현재 IUCN 기념공원은 안덕면 도로상에 덩그러니 동떨어져 있다. 다른 관광지와 연계된 입지도 아닐 뿐더러,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할 만한 시설 등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제주자치도는 향후 관리대책에 대해 "숲기능 활성화를 통한 환경교육 및 기념행사장,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방안 연계는 현재 숲 조성 초기 단계여서 장기과제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숲에 대한 관리도 산림조합 등 숲 기능 활성화 전문기관에 위탁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들인 예산의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을 바라보고 조성된 기념공원의 실효성은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10년후라고 하더라도 인근의 관광환경이 어떻게 개선될지도 미지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적으로 유치했던 WCC 행사의 여운이 사라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제주도의회 환도위는 오는 20일부터 실시되는 제334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