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해군기지 입항 규탄..."왜 약속이행 점검 안해?"
상태바
이지스함 해군기지 입항 규탄..."왜 약속이행 점검 안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정마을회 등 해군기지 안전성-국회 부대조건 이행여부 성토
항로변경 환경파괴 문제도 지적..."민군복합항 의혹 불식시켜야"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에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첫 입항하자,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강정마을회>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에 입항해 계류시험을 하고 있는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강정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군함 입출항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처음으로 해군 이지스함이 입항한 가운데, 16일 강정마을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도민과의 약속이 이행됐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해군과 정부, 제주도정은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총체적인 점검을 선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먼저 해군기지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었다. 이들 단체는 "오늘 입항한 7500톤 급 이지스함은 접안 시 예인선 두 척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항공모함이나 크루즈함정은 물론 구축함의 항구 내 정박도 원활치 않다는 2013년 총리실의 평가를 상기시킨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해군이 2011년도 발행한 시설공사 실시 설계 보고서도 15만톤 크루즈선이나 대형 항모가 접안해 있지 않는 때도 대형 군함들이 안정적으로 입출항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오늘 이지스함 접안 시 강정 앞바다 풍속이 4m/s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예인선 두 척이 필요했다는 것은 군항의 입출항 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국회가 내걸었던 부대조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들 단체는 "국회는 매년 예산 배정 시 제주해군기지가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라는 부대조건을 걸었으며 원희룡 제주도정도 제주해군기지를 민항 중심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대조건의 이행여부는 전혀 점검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 예산 중 민항을 위한 예산은 5%에 불과하며 민항으로 운영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국방부가 밝힌 15만톤 크루즈선의 운항 가능성도 몇 차례에 걸친 시뮬레이션에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2년 국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예산 통과 당시 부대조건으로 내건 항만공동사용협정서에 따르면 군함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도지사와 미리 협의하도록 하는 등 23개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 협정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도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또 "안전상의 이유로 변경을 요청한 항로의 안정성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검증되지 않았다. 변경 항로는 천연기념물 421호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442호 제주연안연산호 군락, 환경부 지정 생태계보전지역, 제주도 지정 서귀포 해양 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을 가로질러 이에 따른 주변 환경 피해가 자명하다"고 환경파괴를 우려했다.

저수심대와 각종 보호구역을 지나게 되는 30°로 변경된 항로가 과연 안전한지, 제주해군기지의 항로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제주해군기지 내부 선회장 문제, 이와 연관된 항로의 안전성 및 환경파괴 문제 등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아울러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15만톤 크루즈 두 척이 동시 접안된 상태에서 군함 출입이 안정적으로 돼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지스함 입항에 맞춰 강정마을회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은 해상과 강정항 포구 등에서 항의시위를 펼쳤다.

이날 활동가들은 카약 2대에 타고 이지스 구축함 근처까지 접근해 '해군기지 반대' 깃발을 들고 해상시위를 벌였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과 배기철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를 비롯해 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 관계자, 김성한 신부, 최성희씨 등 평화운동가, 주민 등은 '해군기지 결사반대', '미사일 방어망 반대', '전쟁기지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전개했다. <헤드라인제주>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에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첫 입항 하고 있다.<사진=해군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에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첫 입항 하고 있다.<사진=해군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