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꽃동산, 서천꽃밭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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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꽃동산, 서천꽃밭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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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동섭 /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
김동섭 /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헤드라인제주>

이 세상을 사는 사람, 누구나 행복하고 오래 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뿐이지, 누구나 흡족함을 통한 감동에서 얻게 된다고 합니다.

풍족함 속에도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족함 속에서도 안정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기에 감동을 통한 행복의 기준은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혈연, 지연, 학연 등 근원적 한계(限界)와 체력, 경험, 지식 등 소양적 한계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 세상이라면 말입니다.

삶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만족하고 행복해지고자 노력하는 존재가 우리 인간일 것입니다. 신화에 의하면 너무 고된 종달이를 벗어나기 위해 종으로 팔아두고 간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 나옵니다.

낮 동안 다섯 동의 명주를 짜고, 또 밤이 되면 세 동의 명주를 짜야하는 어머니 종의 고역(苦役), 그리고 낮에 쉰 마리의 소에게 풀을 뜯게 하고, 신 바리의 땔감마저 해야 하고 또 밤에는 쉰 동의 새끼를 꼬아야만 하는 아들 종의 고역은 이들에게는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한계(限界)였던 것입니다.

아버지를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멀고 험할 뿐만 아니라, 날샌 천리둥이 개를 앞질러 가야하는 능력을 가진 자만 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무릎, 잔등이, 목이 차는 물을 건너야만 다다를 수 있는 곳이 서천꽃밭이었습니다.

궁녀(宮女)들이 꽃을 가꾸기 위해 물을 길어 나르던 큰 연못에 아버지를 찾는 아들이 왔음을 알린 다음, 아버지가 남긴 얼레빗 징표를 확인하고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는 아들 할락궁이의 소원(所願)을 위해 서천꽃밭의 꽃인 사람을 죽여 멸망시키는 '수레멸망 악심꽃',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환생꽃', 앙천 웃음을 터지게 하는 '웃음 웃을꽃', 일가 친족간에 패싸움을 일으키게 하는 '싸움 싸울꽃' 등을 내어 줍니다.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꽃을 받은 할락궁이는 제인장자와 딸들을 악심꽃으로 죽이고, 죽은 어머님을 환생꽃으로 다시 살려냅니다. 그리고 일가 친족들을 웃음으로 혼비백산시키고, 패싸움을 일으켜 망하게 함으로써 소망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할락궁이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서천꽃밭을 찾았듯이, 간절함을 가진 우리 모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소망의 꽃을 가꿀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픈 사람은 치병(治病)의 꽃을, 부귀를 바라는 사람은 재산의 곷을, 오래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장수의 꽃을, 친족간의 화목을 바라는 사람은 화목의 꽃을 말입니다.

쉽게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위치하여, 신이(神異)한 능력을 지닌 자에게만 허락되었던 소망의 꽃동산, 서천꽃밭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신화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었을까요?

오늘의 한계를 극복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을 이룰 수 있는 마음의 서천꽃밭을 선물하고 싶습니다.<김동섭 /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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