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4.3..." 질곡의 세월 버텨온 4.3증언자의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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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4.3..." 질곡의 세월 버텨온 4.3증언자의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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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제주문예회관서 '제주4.3증언 본풀이마당'
지난해 열린 제13회 4.3 증언 본풀이 마당.<헤드라인제주>

60여년 질곡의 세월을 버텨온 4.3증언자들의 한(恨)을 푸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3연구소가 주최하는 '열네번째 제주4.3증언 본풀이마당 - 기억 in 4.3'이 31일 오후 3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것.

지난 2002년에 시작된 제주4.3증언 본풀이마당은 4.3체험자들이 스스로 당시의 기억을 이야기함으로써 자기 치유와 함께 4.3의 진실을 후세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본풀이마당에는 양치부.김순혜 씨 부부(제주시 오라동)와 양용해 북부예비검속회장이 증언자로 나선다.

양치부 씨는 4.3 당시 부모를 모두 잃은 경우다. 아버지는 당시 연미마을에서 오라리로 소개된 뒤 토벌대에 연행됐고, 이후 목포형무소로 이송됐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현재까지 행방불명 상태다.

청각장애인이었던 어머니는 4.3 당시 피난을 가던 중 토벌대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해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

양치부 씨 부모의 경우 혼인신고가 돼 있지 않아 현재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소에 본적지별로 위패가 나뉘어 진설돼 있다.

부인인 김순혜 씨는 12살 되던 해, 4.3 당시 군인들이 발사한 포에 파편을 맞았다. 김씨는 파편 제거수술을 받아 완치됐다고 생각했으나 계속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치병굿을 여러차례 하기도 했다.

1994년이 돼서야 병원에서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 속에서 폐에 박힌 파편 조각을 발견한 김 씨는 이듬해 파편 제거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그 뒤에도 김 씨는 여전히 4.3후유장애를 앓고 있다.

양용해 북부예비검속회장은 4.3 당시 중학생이었다. 삐라를 뿌렸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고초를 겪기도 하고, 지서 특공대원으로 활동하며 토벌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발생한 예비검속사건에서는 부친을 잃었으며, 이후에는 연좌제 피해를 경험하기도 한 그다.

양 회장은 지난 2002년 2월 예비검속희생자 유족들과 함께 ‘제주북부예비검속희생자유족회’를 결성, 지난 13년 동안 유족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양 회장은 유족들과 함께 지난 2012년 3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소해 지난해 12월 11일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제주4.3연구소 관계자는 "제주4.3이 일어난지 67년이 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증언자들이 '제주4‧3증언 본풀이마당'에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들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증언본풀이마당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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