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손들에게 화장유언 남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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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손들에게 화장유언 남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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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영애 / 제주시 이도1동 주무관
고영애 / 제주시 이도1동 주무관.<헤드라인제주>

지난 주말 시댁에서 벌초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벌초를 가는게 우선 순위이기에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늘 연례행사로 일년에 두 번 벌초를 하는것도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우리집 뿐만이 아니라 이 시기가 되면 주변사람들이 제주에서 육지로 벌초를 가고 육지에서 제주로 벌초를 오고, 바쁜시간들을 쪼개서 힘들게 벌초를 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점점 벌초인력이 줄어들어 향후 20~30년 후에는 벌초문화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인지 최근 화장율이 10년새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장사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제주도의 화장률은 타시도에 비해서는 저조한 편이다

최근 실시한 장묘문화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본인의 장례방식은 화장이 60% 가까이로 가장 많았고, 수목장이 그 뒤를 이었으며, 매장은 11%정도였다.

열의 아홉은 묘지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자식들 세대에는 벌초로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은 것 같다.

묘지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기 하면 오름 중턱, 밭 한가운데 돌담에 둘러싸인 묘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 해 여의도 면적의 57%에 해당하는 국토가 묘지로 잠식되고 있고, 제주도인 경우 한해 종합경기장의 3배의 해당하는 면적이 묘지로 덮힌다고 한다.

국민 1인당 주거공간은 14.19㎡(4.3평)인데 반해 분묘는 1기당 49.5㎡(15평)으로 살아 있는 자보다 망자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묘지의 국토 점유율로 인하여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장례방법이 자연장이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동에서도 노인회, 부녀회원 및 자생단체 회원들이 양지공원, 한울누리공원을 견학 일정에 포함하여 홍보해 나가고 있으며, 회의나 교육시에도 화장문화에 대한 홍보 등을 통하여 장묘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나가고 있다.

우리 후손들에게 묘지강산이 아닌 금수강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제 자손들에게 화장유언을 남겨 보는 것은 어떨까?<고영애 / 제주시 이도1동 주무관>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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