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삶...기러기의 지혜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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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기러기의 지혜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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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숙 / 성산읍 요양보호사
박재숙 / 성산읍 요양보호사. <헤드라인제주>

우리 조상은 새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새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시와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되기도 할 만큼 새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주 중요한 생물 중의 하나이다.

철새하면 나쁜 이미지를 떠올린다. 정치인 가운데 선거 때만 되면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며 당적을 옮겨 다니는 철새정치인들이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옛날 우리 조상들은 계절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철새를 신의가 있는 존재로 여겨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기러기는 혼인의 예물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새이다. 한 번 짝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변치 않기 때문에 기러기를 '백년해로'하라는 의미로 상징해 왔다.

기러기는 머나먼 여행을 떠나면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진심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기러기가 떼 지어 나는 이유는 우선 먼 거리를 가는 데 안전을 생각한 부분이며, V대형으로 날아갈 때 혼자 날 때보다 71%의 효율이 올라간다.
기러기가 대열에서 이탈하여 단독 비행을 할 경우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물론이고 금새 지쳐 낙오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러기는 온 힘을 다해 대열을 이뤄 비행한다. 앞서 나는 기러기가 만들어내는 부력을 이용해야만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리더가 꼭 새겨야 할 말이다. 우리도 함께 가야 한다. 함께 가기 위해선 기러기들처럼 공감과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공감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다름에 대해 차별하지 않고 차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의 아픔을 읽을 수 있다. 상대가 아파하고 있다면 상대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주어야 한다. 그 상처를 외면하거나 더 긁는다면 그것은 반드시 우리 사회의 악으로 돌아오고, 우리 모두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어느 한 기러기가 총에 맞았다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곁에서 날던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이상이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 옆에서 함께 비행을 한다. 그리고 원기를 회복해서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보살핀다.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지키다가 무리로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이 같은 기러기 공동체 의식은 사람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없는 사람들이 힘들고 서글픈 겨울이 왔다. 얼음장 같은 방에서 연탄 한 장이 아까워 불구멍도 크게 못 열고 사는 이웃이 아직 주위에 있다. 자료에 의하면 2012년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인구가 119만 명에 이른다.

등록 장애인 수도 261만 명이 넘는다. 혼자 사는 노인이 각종 지병에 시달리다 이웃도 모르게 숨지고 그것도 한참 지나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가슴이 아프다.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고독사가 한국사회의 이슈가 됐다.

기러기의 비행처럼 혼자보다 함께 날 때 훨씬 더 멀리 난다. 내 주위에 소외되고 힘들어 지친 이가 없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기러기들의 지혜를 공유한다면 우리 인간도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오더라도 서로 뭉쳐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대여, 삶이 지칠 때는 기러기들을 바라보라! 그리고 서로 협력하며 고통을 공유하는 기러기들의 팀워크와 지혜를 배우자. <박재숙 / 성산읍 요양보호사>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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