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발언' 일파만파..."선거거래 의혹 진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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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주 발언' 일파만파..."선거거래 의혹 진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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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 '직위해제' 불구 거센 파문...민주, 검찰에 고발
민주당 도의원도 '대응'...'발언내용' 진위여부 최대 쟁점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공식 행사장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근민 제주지사를 도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진위 규명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방정가를 뒤흔드는 메머드급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0일 한동주 시장을 전격 직위해제 조치하는 한편, 감찰부서를 통해 발언경위 등을 상세하게 조사한 후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행위가 드러날 경우 사법기관 등에 수사의뢰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발언파문이 있은지 불과 몇시간만에 이뤄진 '직위해제' 조치는 제주도정에서도 그만큼 이번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크게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제주자치도의 자체적인 조치로 이번 사안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발언파문이 터져나오자 마자 총력적으로 선거거래 의혹 관련 '발언진위' 규명을 촉구하며 구체적 대응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1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 뒤, 이번 사건의 진위 규명과 함께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2일 제주지검에 우 지사와 한 시장 2명을 선거법 위반 및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현대판 매관매직'으로 규정짓고, 검찰과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은 물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처럼 나돌던 선거시기의 공무원 선거개입과 줄세우기, 밀약관행이 드러난 것"이라며 "반드시 그 진위를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취임한지 불과 3개월만에 경질되는 비운을 맞은 한동주 시장은 공직생활에 있어서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에 입당해 본격적 당내 입지 쌓기에 나선 우 지사도 이번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우근민 제주지사와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선거 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헤드라인제주DB>

◇ 한동주 시장 '돌출발언'의 내용은?

이번 문제의 발언은 2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2013 재경 서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장에서 돌출됐다.

한 시장은 이날 서귀포항과 인천 사이의 뱃길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인천지역 선사 등을 방문한 후 수행 직원 없이 혼자 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는 서귀포고등학교 출신 재경동문들의 연말 모임으로, 한 시장은 서귀포고 2회 졸업생이기도 하다.

당시 행사장에는 약 100여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 시작 후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한 시장은 미리 준비해간 축사원고를 읽어내려가며 격려한 뒤, 원고없이 추가적으로 이뤄진 말에서 문제의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 지사가 내년 선거에서 당선되어야 자신도 서귀포시장직을 연임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 우 지사의 지지를 유도했다는 논란의 핵심이다.

한 시장은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자신의 임기도 6월까지다"라며 "우 지사가 당선되면 저에게 서귀포시장을 더 해 서귀포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내면적인 거래'를 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촉발시켰다.

'내면적 거래'란 말은 한마디로 우 지사가 내년 선거를 잘 치르면 자신을 민선 6기에서도 시장에 연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또한 '관권선거'의 밀약으로도 해석돼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우 지사와 한 시장간에 이러한 '거래'가 있었는지는, 혹은 한 시장의 자가발전적인 발언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이 내용은 충격 그 자체로 전해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 시장은 "시장에 취임해서 공무원 현항을 살펴보니 서귀포고 출신 공무원들의 승진이 많이 밀려 있었다"면서 "능력있는 직원들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시청 내 6급 이상 서귀포고 출신이 50명이 있다는 등 서귀포시청 내에서 고교 출신별 공무원 수까지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서귀포고 출신 직원들의 승진 적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자신이 시장직을 더 수행해야 각종 사업을 하는 동문들에게 계약을 하나라도 더 해줄 수 있다는 발언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한 시장의 '해명'...어처구니 없는 '말 실수'?

이에대해 한 시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고교 동문회 자리이다 보니 말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우근민 지사와의 내면적 거래를 했다는 말은 분위기상 말을 이끌어 나가다 보니 없는 말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공무원들 중)고교 동문들의 승진에 대해서는 능력있는 직원들에 대해 정상적인 인사를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고등학교 출신별 공무원 현황을 파악하기는 했으나 별다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 시장은 "중요한 자리에서 어처구니 없는 말 실수를 한 것 같아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발언파문은 한 시장의 직위해제 조치로 봉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내면적 거래' 발언 진위 최대쟁점 부상

무엇보다 '내면적 거래를 하고 왔다'는 발언의 진위 규명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근민 지사는 한 시장이 행한 발언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이제 발언내용에 대한 진위여부는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전혀 예상치 않은데서 터져나온 '한동주 발언' 파문으로, 연말 지방정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고재일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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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21:09:45 | 211.***.***.200
이거 무신 난리
주말에 난리났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