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풀뿌리 정치, "결국 '세대교체'가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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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판 풀뿌리 정치, "결국 '세대교체'가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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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정치 포럼 개최 "제주판 3김시대 청산해야"
"정치적 패러다임 전환...새 비전 공유하자" 공감대

새로운 제주 정치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서는 결국 제주판 3김(金) 시대를 청산하고 '세대교체'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제주주민자치연대(대표 배기철)는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새로운 제주 정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풀뿌리 정치포럼을 가졌다.

이규배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제주도의회 위성곤 의원, 강경식 의원,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제주여성삼담소장, 고병수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이사장, 문상빈 정의당 제주도당 정책실장, 송창윤 제주내일포럼 대외협력실장 등의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자들은 각자 저마다의 의견을 꺼냈지만, '제주판 3김'으로 대변되는 제주지역 정치판도가 변화돼야 한다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풀뿌리 정치포럼을 개최했다. <헤드라인제주>

# 위성곤 의원 "세대교체, 새로운 시대 정신의 문제"

첫 발언에 나선 위성곤 의원(민주당)은 "다가오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 선거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세대교체라는 것은 생물학적인 나이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 정신의 문제"라며 "새로운 시대정신의 새로운 가치를 가진다면 제주 정치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위 의원은 "제주의 지향점은 다양성을 수용하는 창조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며 "문화와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것들이 통합되면서 수용성이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다를 수 있지만, 민주진영에도 비민주적인 세력이 있듯이 보수쪽에도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는 세력이 있다"며 "다양한 정치집단의 연대적 가치를 중요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새로운 인물과 제주 미래비전 공유해야"

강경식 의원(무소속)은 "제주의 경우 우근민 지사가 '제주해군기지 윈윈해법을 내놓겠다', '기초자치단체 부활하겠다'고 해서 도정을 이끌고 있는데, 진보진영의 끈질긴 투쟁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다시 암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우 지사가 (차기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파기하고 다시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김태환 전 지사, 신구범 전 지사도 출판기념회 등으로 거의 선거모드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우근민 지사와 김태환 전 지사, 신구범 전 지사는 근 20년간 제주지사를 번갈아 맡으며 소위 '제주판 3김'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1980-1990년대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를 중심으로 권력이 나누어져 집권했던 '3김 시대'를 빗댄 표현이다.

강 의원은 "제주사회는 언제 세대교체나 새정치로 가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는 형태에 놓여있다"며 "정치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선거때마다 후보를 내려고 노력은 하지만, 후보를 중심으로 제주사회를 바꿔보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정치는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영역"이라며 "이제 제주의 미래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다수의 차이를 극복해 하나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풀뿌리 정치포럼을 개최했다. <헤드라인제주>

# 고병수 이사장 "정치적 패러다임 요구하는 '시대교체' 필수"

고병수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이사장은 '세대교체'와 '시대교체'의 차이를 거론하며 맥락을 빨리 잡야아 한다고 제언했다.

고 이사장은 "세대교체란 특정 나이 때가 주도하는 정치적 문화적 환경에서 다른 나이 때의 주도로 넘어가는 것이고, 시대교체란 특정 시기의 사회적 가치와 정치적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 요구되는 과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우리가 가져나가야 하는 것은 시대교체"라며 "시대교체는 변화와 사회의 새로운 세력,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 내고 거기에 맞춰 변화를 만들어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이사장은 우리나라와 외국 지도자들의 나이를 비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73세, 박근혜 대통령이 61세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외국의 경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52)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40-50대의 젊은 세대라는 것.

그는 발표자료를 통해 우 지사는 70세, 신 전 지사는 71세, 김 전 지사는 69세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대교체'가 이뤄져야 함을 피력했다. 발표자료와는 달리, 실제 이들 3명은 모두 1942년생(71세) 동갑내기로 알려져 있다.

고 이사장은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의 문제와 허상이 낱낱이 보여지는 상황에서 낡은 사고와 노회한 정치인들이 이제는 신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창윤 실장 "부끄러운 특별자치도, 다시 맡겨야 겠나"

송창윤 제주내일포럼 대외협력실장은 '특별자치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 실장은 "특별자치도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치를 강화하는 방향이 됐어야 했지만,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주민 자치를 망가뜨렸다"며 "오죽하면 요즘은 시장보다 동장이 더 끗발이 좋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모든 권력이 도로 집중돼 있어 공원의 가로등조차 예산 집행을 못해 도에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 그렇게 자랑하고 싶은 특별자치도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들이 이끌어 왔던 지난 20년의 제주를 다시 맡겨야 하나"라며 "이제라도 바꾸지 못한다면 특별자치도는 우리의 부끄러운 이면으로 남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 실장은 "이제까지 제주지방자치 운영의 주체는 개발과 성장의 패러다임을 갖는 세력의 관주도 운영이었다"며 "이제 그 운영의 주체를 주민 참여, 시민 주도의 운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민들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의 방향 전환과 제주가 중심인 정치 조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각 지역에 있는 진보세력이 마을에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등 지속적인 지역 공동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명희 제주여성삼담소장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를 제언했고, 문상빈 정의당 제주도당 정책국장은 지방선거의 비래대표제 확대 등을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새로운 제주정치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 정작 플로어의 일부 참석자들은 방향은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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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2013-08-26 08:37:03 | 175.***.***.115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우 지사는 70세, 신 전 지사는 71세, 김 전 지사는 69세 동감내긴줄 아는데 세사람나이가 차이는이유는 뭔지요. 박성우 기자.해명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