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을 돈까지'....추경안 '지역구 증액잔치'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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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을 돈까지'....추경안 '지역구 증액잔치'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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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 감채기금 등 대거 삭감→ '마을 챙기기'에 신규편성
읍면동별 민간예산 증액 노골화..."삭감명분 따로, 증액명분 따로"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주도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계수조정에서 '빚갚을 돈까지' 손을 대며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별로 계수조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몇몇 상임위에서는 새해 본예산 심의 때와 마찬가지의 볼썽 사나운 '증액 잔치'를 벌였다.

이번 제주도의 제1회 추경안은 당초 예산보다 2467억원이 늘어난 총 3조6134원 규모.

17일 현재 각 상임위별 추경안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먼저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우 계수조정에서 총 21억7500만원을 삭감했다.

하지만 삭감된 예산 중 상당수는 명분이 약했다.

시책추진비나 여비 등의 삭감은 그렇다 하더라도, 제주도청 직장어린이집 시설 확충 3억원 중 1억원, 행정기록물 보존실 확장공사 2억원 중 1억원, 사무용 비품 및 행정장비 보강 1억2000만원 중 7000만원, 읍면지역 고등학교 학력향상프로그램 지원 9억원 중 2200만원 등 '찔끔찔끔' 쳐내기식 조정이 이뤄졌다.

학교 교육기반시설 지원 사업비에서도 25억8000만원 중 고작 1000만원을 삭감했다.

편성된 예산에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삭감하거나 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9억원 중 2200만원, 혹은 25억여원 중 1000만원을 삭감하는 방식은 오히려 그 배경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조정하기 위한 차원이라기 보다는 '증액'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없는 삭감이라는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행자위의 이번 계수조정에서는 빚을 갚기 위해 기금을 조성해 두는 '지방채감채기금' 605억원 중 7억원을 감액시키면서까지 증액예산 확보에 몰입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렇게 감액된 예산의 증액 편성 결과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

삭감된 예산 21억여원 중 예비비로의 증액은 2억7500만원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읍.면.동별 민간단체 보조금 등으로 신규 편성했다.

마을 단체행사 지원금으로 1000만원, 마을 경로당 지원금 1800만원, 마을내 우수단체 선진지 견학비용, 노인행사 지원, 마을 경로행사 지원 등 대부분 읍.면.동 민간지원금 내지 지역의 사업 챙기는데 편성됐다.

이러한 방식의 추경안 계수조정은 문화관광위원회에서도 노골적으로 행해졌다.

문화관광위의 경우 세출예산에서 총 19억2000만원을 삭감했는데, 그중 제주시 한경면 청소리 '제주전쟁역사박물관 매입비' 22억5300만원 중 14억원을 감액해 논란을 샀다.

당장 매입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삭감했다면, 삭감된 돈을 차후에라도 바로 쓸 수 있도록 '묶어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돈을 민간단체 지원금 등으로 증액 편성하는데 모두 소진시켜 버렸다.

제주도는 이번 추경안은 '도민공감 예산'이란 기조 하에 도민의 생활 속 불편을 찾아 해소하고, 민생안정 및 주민복지안전, 서민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편성했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이 예산편성의 기조가 스며들었는지는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도의회 계수조정 과정에서는 오히려 '너덜 예산'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17일까지 상임위별 계수조정을 모두 마치고 19일부터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추경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인데, 예결위 심사에서는 명분없는 '증액을 위한 삭감'이 추가로 행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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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잔치 2013-06-17 11:21:29 | 221.***.***.18
마을에서 평가할 때 얼마나 많은 예산을 갖고 왔느냐가 기준이 되는 가?
내년 선거를 의식한 행태를 의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네...
이래서 비례대표 의원들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눈치보지 않고 원칙대로 일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지방정치도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