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 양심고백, 무슨 일?
상태바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 양심고백, 무슨 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희종 제주도감사위원, 도의회 앞 '자기반성' 침묵연좌
"개발공사 감사처분 제대로 못했다"..."저의 무능력 반성"

'자기반성' 침묵연좌를 하고 있는 진희종 감사위원.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한 감사위원이 14일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자기반성'과 '양심'을 고백하며 침묵연좌를 진행했다.

제3기 감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는 진희종 감사위원(54. 제주대 강사).

오전 11시30분부터 검은색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도의회 정문 앞에 신문지를 깔고 앉은 그는 왜 자신이 침묵연좌를 하는지를 작은 상자에  간략히 써붙였다.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입니다. 어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감사위원회가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후 13일 감사결과 처분의결을 했는데, 이에대한 '부끄러움의 고백'이다.

진 위원은 "이번 감사위원회의 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의결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절차가 이뤄질 것이므로 감사위원으로서 이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어제 감사처분결과에 대해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이라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위원은 "제가 양심에 비춰 봤을 때, 어제 감사위원회가 감사결과에 대해 처분결정을 내리는 회의에는 양심상 들어갈 수가 없었다"며 이번 처분의 이면에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음을 암시케 했다.

그는 감사결과나 처분 내용에 대해서는 시종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개발공사와 같이 힘있는 기관에 대해서는 봐주기를 하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큰 징계처분을 한다면 사회정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겠나"라고 피력했다.

감사위의 이번 개발공사에 대한 처분에서 일종의 '징계수위 낮추기'가 행해졌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진 위원은 "이번 감사에서 공무원들은(감사위 소속) 조사를 제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 "그러나 감사위에는 청탁이 많고, 저 또한 감사처분을 할 즈음에는 많은 청탁을 받는다"며 감사위원회 차원의 의결과정에서 최초 조사결과와 징계수위가 맞지 않는 부분이 나타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즉, 조사결과 내용에 비해 징계처분 요구 수위는 낮게 됐다는 것이다.

'자기반성' 침묵연좌를 하고 있는 진희종 감사위원. <헤드라인제주>
그는 "감사위원회가 정말 제대로 운용되려면 위상과 역할에서부터 전면 재고돼야 하고, 앞으로 인사권이나 예산권이 부여된 독립적 기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의회 앞에서 침묵연좌를 진행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서는, "제가 도의회 추천으로 작년 11월 감사위원에 위촉됐기 때문으로, 저의 양심을 갖고, 감사처분을 제대로 못한 저의 무능력함을 반성하면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침묵연좌를 이어나갔다.

이번 진희종 감사위원의 양심고백과 같은 '자기반성 침묵연좌'가 진행되면서 제주도개발공사 감사처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제3기 감사위원은 진 위원과 함께 이기승 전 연합뉴스 편집부국장, 김제익 전 한림농협 상무, 오영기 전 서귀포경찰서장, 양팔진 전 제주도 환경건설국장, 고운수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 6명이다.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이번 개발공사 감사에서는 감귤가공공장의 부실운영 문제, 허위서류 작성 문제, 제주삼다수 일본수출 업체 선정 문제 등이 대거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4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시민 2013-05-14 21:19:05 | 122.***.***.212
당당한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