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제305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애경그룹 제주항공에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분율 강화를 위한 증자 참여 제안이 불쑥 나와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후들어 일문일답식 질문에 나선 강경식 의원은 현재 제주지역 신선채소 등 농산물 항송수송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주항공의 추가 출자를 한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강 의원은 "제주항공 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면 항공물류 문제는 물론, 항공 물류기도 살 수 있지 않나"면서 제주항공에 대한 지분율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 의향을 물었다.

이에 우근민 제주지사는 "그건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당시(최초 제주항공 설립시) 자본금 200억원일 때 제주도의 지분이 56억원이었는데, 작년에 관계관들이 검토를 할 때에는 자본금이 1100억원여서 25% 정도 지분을 확보하려면 225억원을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면 되지 않나"라며 적극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적극적으로 협상이란게 뭔가? 그러면 현재 강 의원 질문은 도의회에서 부대조건을 해제한다는 것이냐? (예전에) 부대조건으로 출자를 못하게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제주항공 설립 후 도의회에 부대의견으로 추가 출자를 하지 않도록 한 부대의견이 있었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도의회 스스로 하지 못하도록 했다가 왜 뒤늦게서야 추가 출자를 제안하느냐는 맞대응인 셈이다.

강 의원은 "정책적인 협의가 되면 (지분율 확보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하자, 우 지사는 "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지 않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강 의원이 거듭 현재 농산물 수송을 위해 대한항공을 찾아가 대형기종을 띄워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라며, 항공수송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자, 우 지사는 거꾸로 "그럼 아이디어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 의원은 "그것이 대책이다. 제주항공에 증자해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우 지사는 "제주항공에서 A300 이상의 물류기를 제주를 위해 구입하도록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강 의원이 "그럼 제주항공을 투입한 이유가 사라지지 않느냐. 저가 항공사 만든 이유가 도민들의 편의 때문인데..."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 말에 우 지사는 정색을 하며, "하나만 더 말하겠다. 제주항공은  A737 기종을 운항하면서 (물류를) 3톤 밖에 싣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제주항공이 수송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많으냐. (그런데도 제주항공 설립 이유가 없어진다는 지적처럼) 필요없다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2005년 제주항공 설립당시 제주도의 지분율은 25%였다. 제주도에서 50억원, 애경그룹 계열사인 ARD홀딩스(주)에서 51억원, 애경컨소시엄 49억이 출자됐다.

그러나 이후 유상증자가 꾸준히 이뤄졌으나 제주도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현재 총 자본금이 1100억원 규모로 늘어나 제주도의 지분율은 4.54%의 소액주주로 전락했다. 애경유화, 애경산업, 수원애경역사, 애경개발 등 애경그룹 4개 계열사의 지분은 81.1%에 이른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