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 “제주형 일제고사도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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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제주지부 “제주형 일제고사도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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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지부장 이문식)는 29일 교육부가 초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일제고사)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제주지부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일제고사는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갔다”고 규정하고 “학생들의 점수를 가지고, 교과부에서는 교육청별 순위를 매겨서 발표하기도 하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는 학교평가 점수에 반영하며 학교 줄 세우기에 활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제주지부는 “이로 인해 일선학교에서는 시험이 가까워지면 평가 과목 위주의 문제풀이식 수업을 오후 늦게까지 진행했고, 심지어는 방학 때에도 등교시켜 보충학습지도라는 명목으로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식 수업을 했다”며, 이는 결코 교육적인 것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지부는 “제주도교육청도 정부의 이런 정책 흐름을 제주 교육에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 “양성언 교육감과 도교육청에서는 제주형 일제고사인 제학력평가를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촉구했다.

제주지부는 이어 “일제고사를 고집할수록, 망설임이 길수록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양성언 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 전교조 제주지부 성명

초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 폐지를 환영한다.
제주형 일제고사인 ‘제학력평가’도 폐지되어야 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어제(3월 28일) 업무 보고를 통해 교육부가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초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를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공약 사항을 이행하는 것으로 일제고사의 비교육성을 인정하고 중단했다는 면에서 전교조제주지부는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일제고사는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갔다. 학생들의 점수를 가지고, 교과부에서는 교육청별 순위를 매겨서 발표하기도 하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는 학교평가 점수에 반영하며 학교 줄세우기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선학교에서는 시험이 가까워지면 평가 과목 위주의 문제풀이식 수업을 진행했다. 이런 수업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기도 했고 심지어는 방학 때에도 등교하도록 하여 보충학습지도라는 명목으로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식 수업이 진행되었다. 학사일정 조차도 일제고사를 고려해서 작성되기도 했다. 작년까지 몇 년 동안 이어진 이런 모습은 결코 교육적인 것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교육부 고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이나 제주특별자치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보면, “초등학교의 교육은 학생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능력 배양과 기본 생활 습관, 바른 인성의 함양에 중점을 둔다.”고 나와 있다. 일제고사는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도록 하며”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우고” “타인과 공감하고 협동하는 태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른다.”는 초등학교 교육목표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 반교육적인 정책이었다.

총론과 지침에서 교과 지도와 관련하여 제시하고 있는 “소집단 공동 학습 활동을 중시하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많이 가지게 한다”, “각 교과 활동에서는 발표․토의 활동과 실험, 관찰, 조사, 실측, 수집, 노작, 견학 등의 직접 체험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내용을 보더라도 일제고사는 실시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그리고 평가 활동과 관련해서 “교과의 평가는 선다형 일변도의 지필 검사를 지양하고 서술형 주관식 평가와 표현 및 태도의 관찰 평가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한다.”고 하면서 선다형 지필평가를 실시한 것 자체도 말이 되지 않는 억지였다.

이제라도 교육의 본 모습을 찾으려는 조치로 발표한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 방침을 환영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정부의 이런 정책 흐름을 제주 교육에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10여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는 제주형 일제고사인 제학력평가는 올해도 두 번이나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30% 표집으로 바뀌긴 했으나 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한다는 면에서 누가 보든 일제고사다. 정부에서도 그 폐해와 문제점을 인정해서 정책의 방향을 바꾼 것처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그래야 한다.

일제고사의 실시로 학력이 오르고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좋아진다면 국가에서 왜 그만두겠는가! 처음 의도와 다르게 많은 문제점이 있기에 그만 두는 것이다. 도교육청에서 제학력평가 시행을 어떤 논리로 해명한다 해도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교육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학력을 무시해서 일제고사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변하고 학력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점수에 따라 개인적으로, 학교별로, 교육청간에 비교하는 일제고사보다 더 중요한 다른 교육적 이유 때문에 국가 정책으로 일제고사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양성언 교육감과 도교육청에서는 제주형 일제고사인 제학력평가를 폐지해야 한다. 그것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다른 지역은 미래를 내다보고 가고 있는데 제주교육만 7-80년대식 체제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일제고사를 고집할수록, 망설임이 길수록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은 양성언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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