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방파제 일대 추가매립은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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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동방파제 일대 추가매립은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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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가람/제주대 행정학과
탑동의 생태적 가치와 추가매립이 가져올 재앙

이가람/제주대 행정학과.<헤드라인제주>
관광객과 도민이 많이 찾는 휴식처인 탑동은 지난번 태풍 볼라벤, 덴빈, 산바 의 피해로 대리석등이 모두 쓸려나가 있으며, 가로등이 파손된 상태로 복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도시미관 파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방파제 콘크리트 안의 철근이 녹슨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주민이 많이 찾는 탑동에서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도정의 안일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태풍피해는 이번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탑동은 파도가 몰아칠 때 마다 매년 반복되는 피해에 매년 같은 태풍 피해를 겪고 있는데 이에는 단순히 태풍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피해가 아닌 심각한 문제원인을 가지고 있다.  

탑동은 본디 조간대의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육지와 바다가 공존하고 간조 때는 사람들에게 많은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던 공간이자, 해양생물의 서식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탑동해안이 매립되고 조간대를 덮게 되었다.  

인간의 탐욕은 심각한 위험을 가져오게 되었다. 탑동에는 파도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구멍들을 설치해 놓았는데, 파도로부터 쓸려온 크고 작은 돌들이 굴러들어와 그 구멍을 막으면서 파도의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무력화되어가고 있다. 올여름 태풍이 몰고 온 거대한 파도로부터 매립지가 심각한 파손을 격은 것에도 이러한 원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매립지 손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바닷가 아래에도 생태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제주의 조간대는 다른 지역 조간대와 달리 화산폭발로 이루어진 암반을 기반으로 한 조간대로서 공사과정에서도 환경문제를 이유로 공사가 중지된 적이 있을 만큼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었다. 이러한 풍요의 바다였던 탑동 앞바다는 갯녹음 현상에 시달리고 있을 만큼 심각한 생태파괴가 이루어졌다.

갯녹음화 현상은 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무절석회조류(無節石灰藻類)가 달라붙어 암반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인데,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무절석회조류는 수산생물에게는 먹이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갯녹음이 생기면 해조류를 먹는 어패류도 사라져 버려 어장이 황폐화 된다. 갯녹음 현상이 되었다는 것은 탑동에 이루었던 암반기반의 조간대가 이미 생태적으로 바다 사막화 되었다는 것이다. 1985년부터 시행된 탑동의 매립이 얼마나 생태학적 가치를 무시했는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매립과 태풍피해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매립용적 수준만으로도 심각한 몸살을 앓고있는 탑동이 추가매립을 한다면 그 이후에 이루어질 사태는 뻔하다. 탑동앞바다의 생태계는 완전히 황폐화 될 것이며 태풍과 같은 재난에 엄청난 피해를 가지고 올 것이다. 이때에 이루어진 탑동피해는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인재가 되는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탑동 방파제.<사진=헤드라인제주DB>

<이가람/제주대 행정학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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