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감 파행...'단순 해프닝?', '전방위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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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감 파행...'단순 해프닝?', '전방위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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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연이은 행정감사 파행...'미묘한 신경전'
재차 불거진 '의회 경시론' vs '집행부 길들이기' 팽팽

제주도의회가 행정당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새어 나오고 있다. 연이은 행정사무감사 '파행'은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싣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등 두 상임위원회가 각각 행정사무감사를 돌연 중단했다.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행자위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을 상대로 한 감사 중 제주도가 위증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감사를 중단시켰다.

무상급식 확대 방안에 대한 제주도와 의회의 입장이 갈리면서 불거진 문제다. 제주도는 무상급식의 단계적인 확대를 의회와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행자위는 그런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행자위는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을 출석시킬 것을 요구했고, 결국 행정감사는 파행을 빚었다.

전향적인 검토 약속을 받아내며 감사는 한 시간만에 속개됐지만, 다소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된 현장이었다.

같은 시각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위는 제주시를 대상으로 실시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했다. 김상오 제주시장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다.

농수축지식위는 시장이 참석하지 않은 감사는 정책감사가 될 수 없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김 시장은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로 상경했다. 감사장에는 오홍식 부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대신해 자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농수축지식위는 "시상식이 감사보다 더 중요한가"라고 지적하며 '의회 경시론'을 꺼내들었다.

결국 김 시장이 당초 예정보다 시간을 앞당겨 감사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오갔고, 행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 앞선 15일 도의회 행자위가 제주도 총무과를 대상으로 실시된 감사에서도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인사권 부여 문제를 놓고 질문하는 측이나 답변하는 측의 목소리가 커지자, 의원들은 "의회를 경시하는 것이냐"고 몰아세웠고, 제주도는 "윽박지르지는 말아달라"고 응수하는 등 분위기가 한껏 경색되기도 했다.

이는 최근들어 인사권 독립 등의 문제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중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도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압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남은 행정사무감사 일정과 예산안 심사 등을 앞둔 와중에 이 같은 마찰이 어떻게 귀결될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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