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철철철'..."아랫동네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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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철철철'..."아랫동네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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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행감 "무분별한 도시개발 사업 '수해' 부추겨" 지적
탑동-산지천 범람에도 '임시방편'...신관홍 "구조적 해결책 필요"

최근들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제주지역의 '수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개발사업에 의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제주시가 내놓은 해결방안도 대부분 임시방편에 그쳐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강도 높게 표출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신관홍 의원(새누리당)은 15일 제주시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수해에 따른 구조적인 해결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옛날 2000년대 초반, 산지천이 복구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물이 넘치지 않았었는데, 태풍 나리가 내습한 2007년부터 물이 넘쳤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이는 상류지역부터 도심이 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비만 오면 하류지역에는 물이 넘치고, 대피령까지 내려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에는 빗물을 흡수하던 이도지구나 아라지구 등이 개발되면서 빗물을 모두 하천으로 흘려보낸다"며 "위쪽에 사는 사람만 시민이고, 하류에 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저류지도 결국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 의원은 "현재 이도지구 등에 설치된 저류지를 보면 유입구도 없고 배출구도 없다"고 꼬집었다.

어떤 루트로 빗물이 들어오고, 어떤 방법으로 차오른 빗물을 내보내는지에 대한 목적과 과정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남광초 인근 저류지는 아직도 물이 빠지지 않아 연못으로 조성된 것 같은 착각을 지니게 하는 곳도 있었다.

신 의원은 "산지천 지류를 따라 저류지를 살펴봤는데, 이게 저류지를 조성한건지, 공원이나 놀이시설을 조성한건지 구분을 못하겠더라"며 "도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들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마다 태풍피해를 입고 있는 탑동광장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신 의원은 "태풍이 올때마다 복구비용으로 수억원이 들어가는데, 원천적으로 피해가 안나도록 조치해야 하지 않나"라며 "임시방편식 땜질을 그만두고 구조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상오 제주시장은 "의원님의 지적에 동의한다. 저류지를 시설해도 물이 넘치는 것을 보니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겠구나 생각했다"며 "재난과를 중심으로 논의중에 있다"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15일 제주시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수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신관홍 의원.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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