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의 새해 첫 해돋이..."해군기지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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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새해 첫 해돋이..."해군기지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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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임진년 새해 강정 일출제...해군기지 백지화 기원
강정포구서 평화기원..."올해는 반드시 해군기지 백지화"

임진년(壬辰年) 새해 첫날인 1일 어스름이 가시지 않은 새벽, 싸늘한 바닷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포구로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하나 둘 발걸음을 옮겼다.

해군기지 문제로 5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새해 첫날을 맞아 강정마을의 평화와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일출행사가 마련됐다.

전날 강정포구에서 진행된 송년행사에 참여했던 강정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을 비롯해 이날 새벽 강정을 방문한 제주도민들, 그리고 이날 강정에서 열리는 송년 및 일출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들이 이날 자리를 함께 했다.

강정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강정포구에서 동쪽 수평선을 향해 해군기지 백지화와 강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100배를 올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평화100배를 올리고 있는 여학생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새해 첫 해가 떠오른 동쪽 수평선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짙은 해무와 구름낀 하늘로 인해 새해 첫 해가 보이지 않음을 아쉬워하고 있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오전 6시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둠 속에서 강정포구를 방문한 강정주민들과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은 동쪽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고, 일부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은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평화 100배를 올리기도 했다.

약 1시간 가량이 지난 후 동쪽 하늘이 어스름하게 밝아질 무렵 강동균 강정마을회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은 마을의 한해 안녕과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마을 기원제를 가졌다.

기원제가 진행되는 동안 해가 떠오른 듯 주변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비록 구름과 해무(海霧)로 인해 직접 육안으로 해가 뜨는 것을 볼 수는 없었으나 바다 너머에서 떠오르는 따스한 햇살의 기운이 한 해의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었다.

강정주민들은 두 손을 모아 올해는 반드시 강정마을에서 진행되는 해군기지 공사의 백지화와 수년째 갈라져 있는 마을주민들이 예전과 같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한데 어우러질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일부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은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카약를 타고 강정 앞바다로 나서기도 했다. 비록 구럼비 바위에는 진입할 수 없지만 멀리서라도 그 모습을 바라보며 올해 한 해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한 평화운동가는 얼음장 같은 바닷로 뛰어들어 온 몸으로 강정 바다를 느끼며 해군기지 백지화를 외치기도 했다.

이윽고 제사가 끝나고 불 붙은 축문이 하늘 위로 날려가자 강정주민들은 올해 첫 해가 떠오른 동쪽 하늘을 향해 함성을 지르며 평화로운 한해가 되길 기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마을회 관계자들이 한해의 안녕과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하는 제를 지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사가 끝난 후 축문을 태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이 좋은 곳에 해군기지 공사라니...분노가 치미네요"

그동안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오다 연말을 맞아 겨울방학 중인 아이들과 함께 처음으로 강정을 방문했다는 권모 씨(경남)는 "분노가 치밀어오른다"는 짧은 소감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공사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권씨는 "그동안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로만 듣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와서 보니 정말 너무나 좋은 곳인데, 이런 곳의 자연을 깨부수고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무엇으로도 용서를 받지 못할 행동"이라며 해군기지 공사가 전면 중단돼야 함을 강조했다.

서귀포에서 거주하며 그동안 수차례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는 최연미씨(54, 여)도 이날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전날 송년행사에도 참여했었다는 최씨는 딸과 함께 강정포구에서 해군기지 백지화를 기원했다.

최씨는 "올해 우리 가족들이 건강하고, 제 딸이 학교를 아무 문제없이 다녔으면 좋겠다"면서 올해 개인적인 소망에 대해 밝힌 최씨는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해군기지 공사가 백지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하는데 그동안 강정을 오가며 느낀 거지만 해군기지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관심이 너무 낮은 것 같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한다면 이 불합리한 해군기지 공사는 반드시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군기지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올해는 반드시 해군기지 백지화 이뤄낼 것"

이번 마을총회에서 재추대되면서 앞으로 2년간 다시 강정마을을 이끌게 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올해는 해군기지 백지화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 회장은 "어제 강정을 방문한 한 풍수지리사가 강정 앞바다 썩은 섬에서 구럼비 바위까지 마치 용의 형상을 띄고 있다고 했는데 올해가 60년만의 흑룡의 해인 만큼 검은색 용인 구럼비 해안가의 힘을 받아 해군기지 백지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회 예산안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해군기지 예산이 대거 삭감됐는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은 강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임이 밝혀진 것"이라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뜻에 따라 해군기지 공사는 전면 백지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5년째를 맞이하게 되는데 우리가 항상 말하 듯이 질긴놈이 이기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고, 멈출 수 없는 길이기 때문에 해군기지 백지화가 이뤄질 때까지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국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전파하는 홍보활동과 함께 제주도내 각 지역을 중심으로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홍보활동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강정마을회는 현재 2.5톤급 화물트럭을 홍보용 차량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해군기지 공사를 백지화시키기 위해선 전국의 시민들의 힘도 중요하지만 제주도민들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올해는 제주도내 각 마을을 돌며 매일 홍보활동을 전개해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해 줄 것을 호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돋이 행사를 마친 강정주민들과 시민들은 강정마을부녀회가 준비한 떡국과 모닥불로 언 몸을 녹이며 한해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한 평화운동가가 강정 앞바다로 뛰어들어 온몸으로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카약을 타고 강정 앞바다로 나선 강정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 <헤드라인제주>
해맞이 행사가 끝난 후 강정마을부녀회가 행사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떡국을 대접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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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암 2012-01-02 00:59:22 | 123.***.***.139
반드시 지키리!
기어이 이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