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내일도 공사 강행할 것...마을 걱정돼 복귀키로"
26일 오전 발생한 무더기 연행사태의 원인이 됐던 해군기지 침사지 조성공사와 관련한 우근민 제주지사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도지사 집무실에서 기다리던 강정주민들이 무려 5시간의 항의 끝에 마을로 복귀했다.
이날 오후 4시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을 가진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우 지사에게 해군기지 침사지 조성공사에 대한 중단 명령과 연행된 주민과 평화운동가 등 27명의 석방을 위해 제주도가 중재자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정주민들은 면담이 끝난 오후 6시부터 "우리는 우 지사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들을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면서 도지사 집무실 옆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우 지사의 답변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 지사가 특별히 강정주민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채 도청을 나섰고, 이에 강정주민들은 기한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강 회장과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 6명은 도지사 집무실 옆 회의실에서, 나머지 20여명의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복도에서 김밥 몇줄로 저녁을 때우며 긴 기다림을 이어갔다.
마을주민들의 기다림이 길어지자 이날 오후 9시 30분께 장성철 정책기획관이 회의실로 들어가 강정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오후 10시께에는 김재윤 국회의원이 제주도청을 방문해 강정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강정주민들은 장시간에 걸친 설득과 내일도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될 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밤 11시께 철수를 결정했다.
제주도청을 나선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우 지사의 명확한 답변을 듣기 전에는 도청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고 했으나 연행된 주민들에 대한 걱정도 되고, 내일도 해군이 공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우려도 됨에 따라 결국 마을로 복귀키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은 강정마을로 복귀하기 앞서 김재윤 의원과 함께 연행자들이 입감돼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를 잠깐 방문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