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펼쳐진 강정..."저기에 해군기지가?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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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펼쳐진 강정..."저기에 해군기지가?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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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독립영화감독의 영화 '잼 다큐 강정' 제주시사회
"강정 해군기지 문제 전국에 알리는 기폭제 될 것"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 예고편
제주해군기지로 인해 4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 이런 강정마을을 바라보는 8명의 독립영화감독들의 이야기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졌다.

17일 오후 2시 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극장) 2관에서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강정마을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제주시사회가 마련됐다.

이 영화는 <쇼킹페밀리>의 경순 감독과 <경계도시2>의 홍형숙 감독을 비롯해 권효, 김태일, 양동규, 정윤석, 최진성, 최하동하 등의 감독들이 개성넘치는 다양한 애피소드를 펼쳐내고 있다.

여기에 <오월 상생> 등을 연출한 전승일 감독이 애니메이션 작업 등에 참가해 독특한 감성를 더하면서 개성 넘치는 애피소드들이 마치 멋들어진 즉흥연주(잼)와 같은 리듬으로 조율이 이뤄진 하나의 작품으로 엮어졌다.

비록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단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제작이 이뤄졌으나 이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해 많은 호응을 얻는 등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준비된 제주 시사회는 평일 오후시간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강정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본격적인 영화 상영에 앞서 인사말을 가진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해군측에서 구럼비 발파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이 중요한 시점에서 '잼 다큐 강정'의 제주 시사회를 갖게 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영화가 강정 해군기지 문제를 널리 알려 해군기지를 막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2시 영화문화예술센터 2관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제주시사회가 마련됐다. <헤드라인제주>
평일 오후에 마련된 시사회였으나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시사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헤드라인제주>
# 스크린에 펼쳐진 아름다운 강정..."저 멋진 곳에 해군기지가? 말도 안되죠"

오 의장의 인사말이 끝난 후 영화 '잼 다큐 강정'의 상영이 시작됐다.

영화의 시작에는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상징 중 하나인 '중덕이'의 모습과 해군기지 찬성측에서 기르고 있는 개 '백구'의 모습이 담겼다. 같은 마을에서 살고 있지만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주인들로 인해 만나지도 못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해군기지로 인해 찬반으로 나눠진 강정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어지는 영상에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도 있었고, 강정의 아름다움에 반해 강정에 머물며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함께하고 있는 평화활동가들의 이야기도 펼쳐졌다.

그리고 지금은 펜스로 둘러쌓여 들어갈 수 없는 구럼비 바위의 아름다운 모습과, 해군기지 건설공사에 대해 항의하다 구속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강정마을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도 있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사진을 찍어보자는 제안에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 아이들은 구럼비 바위와 강정 해안가, 강정천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강정의 모습을 자랑했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해서는 "해군기지는 싫어요"라면서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시사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웃기도 하고, 가끔은 화를 내면서 영화에 흠뻑 빠져들었다.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강정에 방문해보지는 못했다는 대학생 김모 씨(26)는 "지금까지 사진으로만 강정을 봐서 아름다운 것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까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금은 저 아름다운 바닷가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한장면. 아름다운 중덕해안가가 펼쳐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한장면.
진지한 표정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시사회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 "이 작품이 전국에 강정 해군기지 문제 알리는 기폭제가 될 것"

이 작품에 대한 기획과 총괄프로듀스를 담당했던 경순 감독은 "이 작품이 드디어 제주에서 상영되게 됐다"며 "많은 제주도민들이 이 작품을 보고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순 감독은 "솔직히 감독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 100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작품을 만들다 보니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깊게 파고들지는 못했다"면서 "하지만 각 감독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제주해군기지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강정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강정의 아름다움에 대해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품 제작에 들어가면서 4년넘게 힘겨운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강정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국내에 한진중공업이나 평화버스, 촛불문화제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고, 각자의 감독들도 자신들의 작품을 제작하다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또 작품 제작시간이 너무 짧다보니 4년 넘게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강정주민들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도 있었구요. 하지만 자발적으로 없는 시간을 쪼개 참여해 준 감독들과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경순 감독은 "현재 이 영화가 공동체상영 형식으로 전국 곳곳에서 상영되고 있고, 지금도 10곳에서 상영신청이 접수되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극장상영도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영화가 전국 곳곳에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알리고,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사회가 끝난 후에는 오는 25일 오후 7시와 26일 오후 2시, 오후 5시 등 3차례에 걸쳐 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상영회가 진행된다.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1인당 5000원의 관람료를 내야하는데, 이 관람료는 전액 영화상영을 위한 준비비용과 강정마을 후원기금으로 사용된다. <헤드라인제주>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한장면.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Jam Docu) 강정'의 한장면.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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