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출자율 '51%' 추진..."밥상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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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출자율 '51%' 추진..."밥상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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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법인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진 도시경영연구원 25% 제시
道 "51%로 간다"...신관홍 의원 "2%만 넘어가도 경영권 위험"

우근민 제주도정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제주맥주' 사업.

제주맥주 출자법인의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도시경영연구원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출자율을 '25%'로 제안했다.

제주자치도는 여기에 26%를 더해 51%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를 통해 지분의 과반수를 확보, 경영권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51%에서 단 2%만이라도 대기업으로 돌아설 경우 경영권을 넘겨줄 수도 있어, 제주도가 공 들여 사업을 키워놓고도 대기업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남리 공장에서 제주맥주 시제품을 시음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제주도는 17일 오후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맥주 출자법인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중간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도시경영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제주맥주 출자법인은 민간이 주도하는 주식회사 형태의 제3섹터로 가져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는 제주도가 25% 미만의 지분 출자로 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고 경영의 자율성이 가장 높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출자법인 설립 시기는 내년 정도로, 출자 규모는 출자율을 25%로 했을 때 94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 지난 2005년 설립 당시 지분율 25%로 출발한 제주항공이 오버랩된다.

당시 제주항공은 제주도에서 50억원, 애경그룹 계열사인 ARD홀딩스(주)에서 51억원, 애경컨소시엄 49억을 출자해 설립됐다.

지금은 유상증자가 거듭되면서 총 자본금이 11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면서 제주도의 지분율은 불과 6년 만에 25%에서 4.54%로 추락했다.

애경유화, 애경산업, 수원애경역사, 애경개발 등 애경그룹 4개 계열사의 지분은 81.1%에 이른다. 제주항공 법인회사 내에서 제주도의 지분율이 추락, '소액 주주' 신세로 전락했다.

명칭은 '제주항공'이지만, 제주도에서 설립한 항공사라는 이미지도 희미해졌다. 결과적으로는 '애경'만 좋은 일을 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주맥주에 대해서는 출자율을 51%로 가져나가기로 했다.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가 초기지분의 25%를 확보하고, 나머지 26%에는 도내 우호기업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와 도내 기업의 지분을 합하면 51%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인데, 나머지 49%는 육지부 대기업이 파트너 형태로 참여하도록 했다.

제주항공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방어막을 마련했으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신관홍 위원장. <헤드라인제주>
이날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신관홍)가 제284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제주도 수출진흥본부로부터 제주맥주 출자법인 설립과 관련한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신관홍 문화관광위원장은 "도내 기업과 지분을 합쳐야 51%가 되는데, 49%를 확보한 대기업이 2%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신 위원장은 "노력은 제주도가 다해서 밥상을 차려놓고, 결국 기업들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에 김천우 제주도 수출진흥본부장은 "맥주 생산은 주식회사 형태로 가서 경영의 자율성을 주자는 계획"이라며 "개발공사의 출자율 25% 등을 포함해 제주도가 51%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 많은 시간과 자본을 들여 출발한 제주맥주 사업. '밥상을 차려 갖다 바쳤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용역을 맡고 있는 도시경영연구원은 오는 22일까지 제주맥주 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서를 수렴한 뒤, 다음달 사업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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