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지사의 '구상'...의회의 '시각'...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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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의 '구상'...의회의 '시각'...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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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 지사가 던진 해군기지 '의제', 의회의 '생각'
민군복합형 명확화엔 '공감'...문제해결 방향엔 '시각차'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우근민 제주지사의 '구상'과 도의회의 생각에는 어떤 공통분모가 있을까.

이 공통분모 속에서 해군기지 문제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해군기지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제284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가 16일 개회된 가운데 우 지사가 '의제'를 내놓았다. 이 의제에 대해 18일 본회의에서 집중 토론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절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임시회 본회의의 질의응답은 도정과 의회가 해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현재의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주목된다.

본격적 논의를 위한 우 지사의 '의제'는 던져졌다.

해군기지 관련 업무보고에서는 '윈-윈 해결방안'의 주 내용으로 '정부지원'이지만, 제1차 본회의장에서 행해진 인사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4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요약하면 제주가 주체가 되어서 먼저 발전적 대안을 찾고, 이의 실행계획 및 지원과 관련해 중앙정부의 협력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도민의 지혜를 모아 제주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 지사는 "공사 중단이냐, 계속 진행이냐의 논쟁에 앞서, 문제해결의 원칙과 기준을 바로 세우고, 그에 따른 도민적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더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라며 "실질적 대안에 대해 선택과 결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우 지사가 제시한 4대 의제는?

의제로 던진 4가지 방향을 보면 이렇다.

첫번째는 당사자 해결의 원칙이다. 이 '당사자 해결'의 원칙은 당초 도의회에서 제시했던 평화적, 상호존중, 조속한 해결이라는 3대 원칙을 기조로 해 지난 '6인 회동'에서 추가된 것이다.

우근민 제주지사의 '고민'. <헤드라인제주 DB>
물론 '당사자 해결원칙'이란 부분에 있어 도의회와 우 지사의 해석은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우 지사는 '직접적 당사자'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말을 풀어나갔다. 즉, 직접적 당사자가 아닌 소위 '외부인'은 문제해결 논의에서 빠져달라는 요청이다.

두번째는 해군기지의 정부정책 사업명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사업의 성격과 내용을 구체화해 이를 통해 '관광미항' 조성을 통한 실리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제주발전과 관광진흥, 그리고 강정마을을 비롯한 주변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명실상부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 해야 한다는 것이 우 지사의 생각이다.

우 지사는 이 부분에서 그동안 제주사회에서 해군기지에 대해서만 논란이 집중돼 정작 제주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해군기지'라는 개념으로 문제를 접근할 경우 정당별로, 혹은 찬성과 반대의 대립 등으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란 개념 차원에서 발전적 대안을 마련하자는 의견이다.

2008년 9월 국무총리가 의장인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제주해군기지를 최대 15만톤 규모의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는 민군복합항으로 건설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부분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우 지사 자신은 어떤 민군복합항의 구체적 대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읍면동 순회 주민과의 대화 때 우 지사의 발언 등을 놓고 보면, 현재 우려되는 '군항' 중심이 아니라 '민군복합항'의 개념에서 크루즈 부분을 통해 제주가 실리를 찾아보자는 생각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민항과 군항이 함께 존재하는 민군복합항의 개념을 명확히 해 민항 부분에서 크루즈 부분을 최대한 제주도민의 이익으로 끌어들여보겠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명분있는 지원프로그램'의 마련이다.

우 지사는 '명분있는'이란 말에 강조를 하면서 합리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비록 강정마을 주민들께서는 경제적 보상을 얻어내기 위해 사업추진에 문제를 제기해 온 것은 아니지만, 강정마을과 주민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중략) 더 나아가 강정마을 공동체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 합리적이면서 명분있는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네번째는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인 해군기지 주변지역 발전계획과 관련해, 당장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할 우선순위 사업을 조속히 발굴해 정부에 요청하자는  제안이다.

이 4가지 방향과 관련한 의제는 일련의 순서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첫번째의 '당사자 해결원칙' 속에서 두번째 민군복합항 사업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논의와 더불어 발전적 대안을 마련하고, 세번째 강정마을에 '명분있는 지원프로그램' 마련, 네번째 우선사업 조속한 발굴이라는 단계적 절차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1단계 제주 차원의 발전적 대안 마련, 2단계 중앙정부 협력 요청이 '순서'의 포인트다.

결국 우 지사는 이 순서가 진정성을 갖고 문제의 본질과 핵심에 접근해 생산적인 해결대안을 마련하는 방향이라고 생각을 정리했다고 볼 수 있다.

'대안 결정' 방법에 있어서는 일련의 문제에 있어서 도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근거해 가장 선호하는 대안을 찾자고 덧붙였다.

필요하다면 '여론조사'라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의회가 '생각'하는 문제해결 방향은?

우 지사 '업무보고'는 어떤 내용?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해 우근민 제주지사가 내놓을 해군기지 해결방향은 결국은 '지원책'이었다.16일 개회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8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우 지사의 해군기지 관련 업무보고의 핵심은 '지원방안'으로 귀결됐다.제주도와 도의회가 해군기지 문제 해결에 있어 본질과 핵심에 함께 접근해서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내자는 것이 골자다.해군기지 사업개요 및 입지선정 경위 등 그동안 추진해온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설명한 후, 윈-윈 해결방안의 내용에 대한 재정리, 그리고 앞으로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지원확대'를 위한 세부연구 과제를 제시하는 수준에서 업무보고내용은 제시됐다.우선 우 지사가 취임초기부터 줄곧 강조해왔던 '윈-윈 해결방안'의 내용으로는 크게 3가지로 제시됐다.강정마을 주민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주변지역 발전에 대한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는 것을 첫번째로 꼽았다.두번째로는 제주도민은 국가안보사업에 대해 적극적 동의를 하고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정부지원이 가시화되는 것, 세번째로는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을 제주도민의 성원과 지지속에 떳떳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세번째의 '도민의 성원과 지지속에 떳떳하게 추진하는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 내용의 이행 속에 얻어지는 결과론적인 부분이다.결국 첫번째와 두번째의 주 내용은 모두 '지원'에 관한 내용이다.우 지사는 앞으로 윈-윈 해결방안의 세부방침과 관련해서는,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합리적인 중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비록 법적이나 행정절차가 거의 마무리됐지만 끝까지 강정주민을 보호하고 해군, 정부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문제해결의 원칙으로는 지난 '6인 회동'에서 제시된 평화적, 상호존중, 조속한, 당사자 해결의 4대 원칙을 밝혔다.우 지사는 이어 주변지역발전계획 수립용역이 추진되고 있는 세부추진사항을 설명하면서, 현재 제주도당국이 고민하고 있는 '지원확대를 위한 세부연구과제'를 제시했다.강정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중앙정부차원의 경제적 성장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획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또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의 특성을 활용한 발전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한편, 크루즈 복합항 터미널 운영 효율화를 위한 국제수준의 관광, 휴양, 쇼핑 등의 대규모 복합시설 조성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산남과 산북 지역 불균형의 핵심분야인 교육, 의료, 문화 등과 관련해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 공교육 수준향상, 다양한 문화 인프라 확충 등의 정책과제를 발굴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중요한 것은 지역 파급효과가 높은 내년 정부예산에 반영될 우선 추진대상 신규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우 지사는 주변지역 발전계획 용역결과 결정된 대상사업에 대해 정부예산이 확실하게 지원될 수 있는 정책 반영 과제를 발굴해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관련 지원사업' 특별예산항목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첨단농업과 해양자원, 신재생에너지, 생태관광 등의 융복합 사업과제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이처럼 우 지사가 제시한 내용은 대부분 '지원책'으로 쏠리고 있다. 얽히고 설킨 해군기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이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그럼, 이러한 우 지사의 방향에 대해 의회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전체 41명의 의원이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제시된 도의회의 제안은 '주민투표' 방법이다.

문대림 의장을 중심으로 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주민투표를 통해 찬성이든, 반대이든, 모두 수용하는 쪽으로 해 복잡한 문제를 단 한방에 털어버리자는 제안이다.

그래야 찬성 혹은 반대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상대방이 명분있게 물러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는 우 지사의 순차적 '4대 의제'와는 분명하게 다른 것이다.

우 지사는 제주차원 발전적 대안을 마련한 후 단계적 경제적 실리를 위한 '발전방향'을 찾자는 것인데, 문 의장 등은 '해군기지가 강정에 들어서야 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단박 결정'을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공통된 생각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회도 동의하고 있다. 문 의장 역시 16일 임시회 개회식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무늬만 관광미항이라고 덧칠해 놓고 해군기지로 추진되는 허구성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우 지사가 꺼내든 '지원책'과 관련해서도 논의의 순서는 달리하면서도 그동안 정부지원이 취약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일정부분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문 의장은 '유사한 국책사업'의 예를 들며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18조8000억원을 지원했던 사례 등을 지적하며 이번 제주지원의 규모가 매우 취약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인 경우 주민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89개 사업에 18조8천억원의 지원을 확정했다.(중략) 광주 상무대 이전 당시만 해도 청와대 차원에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주도해 주요 현안사업을 해결하는 성의를 보였다. (중략) 경주 방폐장 건설과정에서는 대통령 제안에 의해 주민투표가 시행됐고, 특별법 제정에 특별지원금 3000억원, 55개 사업에 2조5431억원이 지원됐다."

공통적으로 '실리적' 측면을 꺼내들었지만 문 의장이 언급한 '지원규모'의 문제는 우 지사가 말한 지원프로그램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문 의장은 현 정부의 무성의를 꼬집는 차원에서, 우 지사는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거론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회의 질의응답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그럼, 18일 본회의에서 행해질 우근민 지사와의 질의응답에서는 어떤 내용이 주를 이룰까.

질의할 의원은 손유원 의원(한나라당), 이석문 교육의원,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 김태석 의원(민주당) 4명이다.

손유원 의원은 평택 미군기지나, 광주 상무대 이전, 방폐장 등의 국책사업 때 정부에서 지원했던 규모의 문제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집중 제기할 예정이다.

이석문 의원은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도정의 대응이 미흡한 부분을 다룰 예정이다. 강경식 의원은 현재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허구성 문제를, 김태석 의원은 갈등해결 방안에 대해 각각 질의한다.

우 지사가 던진 의제와 비교해볼 때 공통적인 것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문제가 표면적으로 나타난 공통적 의제라 할 수 있다.

유사 국책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는 '지원책' 부분으로 연결될 수 있기도 하겠지만,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바라보는 시각차가 많은 실정이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성격에 대한 의제는 생각을 같이 하면서도,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적인 측면의 시각에 있어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도정과 의회.

18일 본회의에서는 논의를 진일보 시켜낼 수 있을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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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참 2011-08-17 13:57:13 | 211.***.***.200
우리가 바라는건 듣기좋은 논의가 아니다
공권력 투입 암박햤는데 그런 한가한 얘기할 때인가?
공사 중단시키든지 한 다음 그런논의해라

야사의 전설 2011-08-17 12:48:28 | 211.***.***.75
장문의 분석 잘읽었어요이제야 내일 쟁점이 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