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수급자..."폐기시킬 컴퓨터가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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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수급자..."폐기시킬 컴퓨터가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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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정보소외계층 폐기직전 컴퓨터 보급 '논란'
'생색내기식' 행정 지적...道 "업그레이드 거쳐"항변

기초생활수급자 A씨는 최근 관공서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지원해준다는 정책을 듣고 컴퓨터 보급을 신청했다.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가 있었지만 너무 낡아 속을 끓던 A씨.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고, 새 컴퓨터를 들일 생각에 4년전부터 사용하던 컴퓨터를 처분해 버렸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막상 보급된 컴퓨터를 보니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외관상 허름한 것은 둘째치고라도 컴퓨터 내부성능이 너무나 좋지 않았던 것이다.

인터넷을 설치하러 온 기사는 "이런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하냐"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이정도면 그냥 폐기처분 해야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보급받은 컴퓨터보다 먼저번에 사용하던 컴퓨터의 성능이 오히려 더 좋았을 정도였다.

실망한 A씨는 "아무리 무료로 지원받는 컴퓨터라한들 너무한것 아니냐"고 지원부서에 따졌고, 조금 더 나은 성능의 컴퓨터를 새로 받았지만 역시 성능은 떨어지는 기종이었다.

A씨는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관공서에서 사용하다가 폐기처분 되기 직전의 컴퓨터를 주는 것이라고 하더라"라며 "보급을 신청할때부터 이런 안내를 해줬더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면 새 컴퓨터를 줄리는 없었는데 괜한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보화 사업이 수급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생색내기식 행정'에 그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현재 제주도는 정부 추진사업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의 정보소외계층에게 행정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를 보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사업비 5100만원을 투입해 390대의 컴퓨터를 보급할 예정.

제주도가 보급하는 컴퓨터의 경우 적게는 4년, 많게는 6년정도 사용된 컴퓨터들이다. 행정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도 새로 구입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들기 때문에 쓸만큼 쓴 이후에야 폐기처분을 시키기 때문이다.

이 컴퓨터를 그대로 보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컴퓨터 1대당 약 12만원을 들여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친다.

그런데, 무료로 지원되는 것이라고 사용할 수도 없는 컴퓨터를 주는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용자가 사용하기 나름이겠지만 오래 사용하던 컴퓨터들이다보니 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 좋은 컴퓨터를 보급하고야 싶지만 배정된 예산의 한계가 있고, 현재 보급되는 정도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또 "컴퓨터를 보급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문제를 삼는 이들이 있지만 좋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라고 답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사업 대상자의 입장을 생각한 배려가 충분치 못했다는 목소리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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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1-08-12 13:07:51 | 61.***.***.217
.수급자에게 질떨어지는 컴퓨터를 준다?. 제가 받아도 기분 나쁘겠네요, 차라리 안주느니만 못한... 좋은 취지라지만, 너무 하네요, 차라리 도정에서 컴퓨터 새걸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