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몰하는 '원포인트 임시회', "안건은 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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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몰하는 '원포인트 임시회', "안건은 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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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임시회 제안에 도의회가 떨떠름해 하는 이유는
道 "16-19일 임시회 소집 요청"...도의회 "의안 내놓는게 먼저"

지난 27일 열렸던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간 정책협의회에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해군기지 문제를 단일안건으로 다루는 '원포인트 임시회'를 제안한데 대해 골몰하고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임시회를 열자는 우 지사의 제안은 그럴듯 하나, 정작 제주도당국이 임시회 개회를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의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

제주특별자치도는 2일 도의회에 구체적인 의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해군기지 현황 보고'라는 사유로 해 16일부터 19일까지 임시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우 지사는 당시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을 보호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주민보호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회를 개회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논의하는 사안들에 대해 의원들과 함께 심도있게 토론하고 협의해 나가면서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안이 이뤄진 후 수일이 지난 시점까지 아직 구체적인 실무협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우 지사의 제안을 못마땅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구체적 의제도 없이 덥썩 '해군기지 문제'라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임시회 개회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도의회로 책임을 떠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따른 것이다.

모 의원은 "임시회를 개회하자고 했으면, 임시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안건을 다룰 것인지를 내놓는게 순리인데, 제안만 해놓고 의안제출에 미적거리는 모습은 뭔가 순서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도지사는 임시회 제안만 해놓고, 그 나머지 각론적 사안들은 도의회가 직접 하나하나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강정마을을 방문했던 문대림 의장도 "도지사가 요구하면 임시회를 할 수 있는데, 제주도로부터 임시회 의안에 대한 공식 문서를 받아야 구체적 의제를 갖고 임시회 일정 등을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영훈 의회운영위원장도 쉽게 임시회 개최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오 위원장은 2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사가 요구할 경우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임시회 개최는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의안이 먼저 제시돼야 그에 맞게 상임위 안건배정 문제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의안이 불분명한 측면이 있어 제주도에 의안제출을 요구한 상태"라며 "이 의안이 제출되어 오면 구체적인 의사일정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결국 구체적 의안 제시없이 화두만 던져진 형국의 '원포인트 임시회'.

도의회가 즉각적인 화답이 아닌, 떨떠름한 반응으로 피드백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의안'의 문제 때문이다.

임시회를 제안한 제주도당국은 어떤 '의안'을 제시할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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