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고심"...마침내 '횡단보도' 설치된다
상태바
"오랜 고심"...마침내 '횡단보도' 설치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점] 연삼로 구간 '횡단보도', 왜 설치할 수밖에 없었나
'아찔한 무단횡단' 사고 빈발...결국 횡단보도 설치 결정

제주시 연삼로 중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8호광장)에서 도남사거리 구간.

왕복 6차선의 넓은 도로인 이 구간은 급격한 오르막과 내리막 지형이기는 하나 거의 직선화돼 있어 차량들은 제법 속도를 내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보행자의 무단횡단은 사고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S한증막 앞 구간 지점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차도를 건너던 보행자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시 연삼로 중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8호광장)에서 도남사거리 구간을 빠르게 달리고 있는 차량들. 내리막과 오르막이 연속되는 구간이다 보니 차량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헤드라인제주>
위험천만한 도로 한복판을 무단횡단하는 보행자의 모습은 언제든 쉽게 발견된다. 차량들이 계속해서 질주하는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횡단하는 시민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 가슴을 졸이게 한다.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만 291건.

10명이 숨졌고, 27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만 이곳에서 3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사망 3명, 중상 11명, 경상 22명의 피해가 났다.

#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차량중심'의 도로구조

왜 이 도로에서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감행하는 것일까.

17일 오전에도 한 젊은 남자가 S한증막 앞도로의 양쪽 도로방향을 살피더니 이윽고 횡단을 감행한다.

취재진의 질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5분정도 걸어야 하는 도남사거리나 옛 세무서 사거리까지 가야 하는데 모두 가파른 오르막길이어서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그와 얘기를 하는 사이에도 길을 건너는 행인들의 모습은 이따금씩 이어졌다.

한 남성이 넓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무단횡단을 감행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해당 구간에 설치된 무단횡단 경고표지판. <헤드라인제주>
또다른 행인의 하소연.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솔직히 거리가 너무 멀잖아요. 5분은 족히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고 시간이 너무 걸리잖아요. 사람이 중요한데, 이건 완전 차 중심의 도로구조잖아요."

제주시 연삼로 중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8호광장)에서 도남사거리 구간. <헤드라인제주>
결국 횡단보도가 문제인 것이다.

횡단보도는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와 도남사거리에만 설치돼 있다.

이 구간의 거리는 걸어서도 10분이상이 소요될 먼 거리이나 중간지점의 횡단보도는 설치돼 있지 않다.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려면 가파른 오르막 경사와 내리막 경사의 지형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무단횡단을 하면 단 몇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인데, 교통법규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을 올라 10분 이상 걸어야 하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많은 행인들은 횡단보도를 이용하려 하기 보다는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 행인은 "솔직히 이 도로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양쪽의 사거리쪽으로 올라가기엔 어린이나 노인분들에게는 너무 힘든 코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은 몇해전부터 수없이 행정당국과 경찰에 호소돼 왔다. 어쩔 수 없는 무단횡단을 억제시키기 위해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청도 이뤄졌다.

하지만 유동차량이 많은 지점이라 차량의 흐름상 설치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해왔다.

# 결국 '횡단보도' 설치키로...무단횡단 방지용 중앙분리대도

그러다가 17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제주시가 이곳에 보행자의 통행안전을 위해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등의 도로구조 개선공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행자 무단횡단과 차량 불법 좌회전 등으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제주시는 지난해 11월 특별교통 안전진단을 실시했는데, 이 결과 횡단보도 및 중앙분리대 등 교통안전시설 설치가 필요함에 따라 이번에 공사를 발주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9억5300만원으로,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이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모든 무단횡단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헤드라인제주>
주요 사업내용을 보면 우선 S한증막 앞 사거리에 횡단보도 및 신호등이 설치된다. 보행자이 무단횡단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무단횡단 방지용 중앙분리대도 설치된다. 차량 과속방지용 미끄럼방지 시설 등도 하기로 했다.

오랜 민원 끝에 최종 결정된 이번 횡단보도의 설치.

이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에는 결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