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돼지', 유럽산에 잘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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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돼지', 유럽산에 잘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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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양돈산업 55억원 생산감소 피해...시장환경 요동
道, "2000억원대 대책사업 추진"...재정확보도 과제

국회가 지난 4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한 가운데, 제주 축산업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FTA 체결로 유럽산 돼지고기 관세가 완전 철폐되는 첫해부터 제주지역 양돈농가에 연간 약 55억원의 생산감소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 파장의 정도는 아직 예측불허다.

축산분야의 주요 협정내용을 보면 우선 냉동.냉장 삼겹살과 냉장 목살은 10년내 관세가 철폐된다. 냉동삼겹살의 경우 관세가 현행 25%인데, 매년 2.5%씩 단계적으로 감축된다.

삼겹살을 제외한 냉동 돼지고기는 5년내 관세가 철폐된다. 치즈는 현행 36%의 관세가 부과되는데 15년내 관세철폐 및 TRQ(자율관세할당)가 적용된다.

TRQ는 정부가 허용한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이번 한-EU FTA가 제주지역에 과연 연간 60억원대 수준의 생산액 감소 정도에 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조덕준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장은 9일 브리핑에서 EU산 돼지고기 가격은 국내산의 59% 수준에서 49%로 낮아지고 수입량 증가로 최종년도 생산 감소액은 전국 1214억원, 제주는 6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U산 낙농품 가격은 탈지분유의 경우 국내산의 123% 수준에서 46%로, 치즈의 경우 110% 수준에서 82%로 낮아지면서 최종년도 생산감소액은 전국적으로 805억원에 이르나 제주의 경우 8억원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예상수치에 불과하다.

당장 시장개방에 따라 유럽산 돼지고기들이 물밀듯 밀려 들어오면 전체적으로 국내시장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 파고의 향방이 어떻게 미칠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양돈업계는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육지부 축산업계의 경우 축산업 붕괴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FTA 협정에 따른 대책을 통해 제주 돼지고기의 '고급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35개 사업에 1771억6500만원을 투입해 국내 소비기반을 구축하고, 선진국 수준의 사양기술 표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흑돼지의 전략적 육성과 고급육 생산을 통해 수입산과의 차별화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수 브랜드 유통 마케팅 강화로 대도시에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척하고, 전문 종돈장을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낙농산업에도 19개 분야에 401억3500만원을 투입해 고품질 청정우유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주도의 희망사항이다.

양돈산업에 투입되는 '1771억원'이나 낙농산업의 '401억원' 등 2000여억원의 사업비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 과장은 "이 계획을 바탕으로 농림수산식품부와의 중앙절충을 벌여 국비가 확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축산업에 향후 10년간 총 10조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의 한ㆍ미 FTA 대책에 따른 투자계획 4조7000억원, 축산업발전대책 투자계획 2조1000억원, 시ㆍ도 가축 방역을 비롯한 계속사업 2조1000억원 등 8조9000억원에다 추가로 2조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2조원은 양돈ㆍ낙농ㆍ양계 등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 지원된다. 결국 이 2조원 중 제주에 과연 얼마나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 당면 시급한 과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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