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왜 '교통항공과'를 기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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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왜 '교통항공과'를 기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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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직사회 설문조사, 기피부서 1순위 '교통항공과'
"업무량 많아 힘들어"...본청 외 기피기관은 '수자원본부'

제주특별자치도청 '교통항공과'가 공직사회에서 가장 일하기 꺼려하는 부서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업무량이 많고 고생을 많이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는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제주도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격무.기피부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내부전산망을 이용해 총 4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교통항공과를 기피부서 1순위로 꼽은 공무원이 14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3명의 공무원이 기피부서로 꼽아 2순위를 기록한 양지공원을 크게 앞지른 수치로, 공무원 3명중에 1명꼴로 교통항공과를 가장 피하고 싶은 부서로 선택한 것이다. 40명의 공무원이 선택해 3순위를 기록한 고용지원센터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무원들은 교통항공과를 기피부서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업무량이 많고 고생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1%인 169명이 이 같은 이유를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교통항공과의 경우 비상수송 대책, 교통안전 진단, 택시.버스 운송사업에 관한 사항, 도시교통정비, 공항관련 업무, 연륙교통 운항상황 파악 등의 업무를 맡고있다. 특히, 택시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 문제와 주차문제와 관련된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교통항공과가 기피되는 가장 큰 원인은 업무의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택시와 버스 등의 민원은 꾸준히 발생하지만, 정책적으로 풀지 않는 이상 민원해결이 쉽지 않고, 연중 목표로 설정된 분야별 사업의 경우에도 사업 진척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다른 부서와는 달리 교통항공과의 경우 성과관리지표(KPI)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교통항공과 업무 대부분이 1년 단위, 혹은 수 개월내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져나가야 할 업무라는 속성때문에 공무원들이 기피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제주도 본청 외의 직속기관이나 사업소 중에서는 '제주도 수자원본부'가 기피기관 1순위로 조사됐다.

총 응답자의 과반수를 훌쩍 넘긴 245명의 공무원이 수자원본부를 기피기관으로 꼽으면서, 69명이 선택해 2순위를 기록한 농업기술원과의 차이가 뚜렷했다.

직속기관이나 사업소의 경우 일이 힘든 것보다는 '근무지가 너무 멀어 출퇴근이 불편하기 때문'에 기피기관으로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1.3%인 129명의 공무원이 이 같이 답했다.

기피기관 1순위인 수자원본부는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격무.기피부서 근무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격무.기피부서에서 2년이상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에게는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로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우선 고려하고, 업무추진 성과에 따라 3년이상 장기근무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승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성과상여금을 지급할때도 우대하는 방안과 근무평가 시 격무부서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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