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교통수단 '트램', "결국 문제는 머니(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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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통수단 '트램', "결국 문제는 머니(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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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신교통 수단 '트램', 과연 도입할만한 가치 있나
건설비용만 2천억원 육박..."경제적 타당성 낮다"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이 제주의 교통문화를 바꿔보겠다며 신 교통수단으로 제시한 '트램(TRAM)'.

제주에 필요한 트램의 시스템 유형은 무엇인지, 그리고 노선은 어떻게 가져나가야 하는지, 예상되는 비용은 어느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용역 결과 일단 제주에 적합한 트램의 모형은 '바이모달트램'(bimodal tram)로 제시됐다.

다른 시스템과 비교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이 시스템 역시 트램노선을 건설하는데는 노선에 따라 최고 1957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열악한 제주 재정사황에서 이같은 규모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트램을 도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신교통수단 도입 사전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수행 중인 대진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교수 김동선)은 12일 용역 중간보고서를 통해 트램 시스템 검토 및 경제적 타당성 분석 등의 결과를 제시했다.

제주 트램의 시스템으로 최적안으로 제시된 '바이모달트램'(bimodal tram). <헤드라인제주>
이 결과 신교통수단 시스템으로는 바이모달트램이 제주에 적용하기 가장 유리한 시스템으로 제시됐다.

이 모델은 버스와 지하철을 혼합한 신개념 차량으로, 무공해 동력원인 연료전지를 이용해 버스처럼 일반도로를 달리기도 하고 경전철처럼 전용 궤도에서 자동 운전도 가능하다.

탑승계단을 없애 노인 어린이 장애인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차체 2대를 1조로 편성한 형태의 이 시스템은 기존 기반시설을 이용해 통행로를 공유할 수 있고, 건설비와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수송력이 비교적 낮은 단점을 갖고 있다.

전체적으로 편리성이나 비용의 절감성 측면에서 이 시스템이 최적안으로 제시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차량 공급가격은 올해 기준으로 대당 약 15억원 정도. 11대를 도입한다면 차량 값만 165억원에 이른다.

#구도심-신도심권 연결 노선 구상...과연 여객수요는?

노선으로는 구도심권과 신도심권을 연결하는 '동서선(線)'으로 4개안, 그리고 순환선 노선, 남북선 노선, 여기에 하귀지구 방면까지 아우르는 동서선 2단계, 삼화지구 방면을 포함하는 동서선 2단계 등이 제시됐다.

동서선 1안은 노형로터리-도청-제주공항-시외버스터미널-동문시장-제주항-제주국립박물관을 연결한다. 2안은 노형로터리-삼무공원-시외버스터미널-보성시장-제주국립박물관의 구간이다. 3안은 노형로터리-도청-시외버스터미널-시청-동문시장-제주항-제주국립박물관 노선이다. 4안은 노형로터리-도청-제주공항-시외버스터미널-동문시장-제주항-제주국립박물관 노선이다.

4개 안 모두 노형로터리를 출발해 사라봉 동쪽의 국립박물관까지 이어지게 하면서, 구도심의 노선만 조금씩 달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도심과 신도심권을 연결하면서 균형발전 측면과 관광객들의 편의측면을 제고할 수 있으나, 문제는 과연 여객수요가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놓고도 일반 자가용 운전자들을 흡수할만한 메리트가 없다면, 차로에 트램 노선만 하더 더 만드는 격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행노선 곳곳에 정류장을 용이하게 설치할 수 있는가 하는 점도 과제다.

용역진이 제시한 트램 운행노선 대안. <헤드라인제주>

#건설비용만 1957억원...개통 후 운영비용도 연간 201억원

보다 더 큰 문제는 건설비용.

트램 차량 도입값은 165억원 정도이지만, 트램이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는 정류장과 도로환경을 만드는데는 막대한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

운행노선을 동서선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1안의 경우 1957억6600만원, 2안은 1483억8600만원, 3안은 1492억4200만원, 4안은 1678억11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1안의 경우의 세부 내역을 보면 토목과 정거장 건축, 차량기지, 부대공사 등을 합한 건설비용만 128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용지보상비나 예비비, 초기운영비, 차량구입비 등을 더할 때 200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건설을 한 후에 운영비도 만만치 않다.

유지 및 관리인원, 차량보수인원, 운전관리인원, 승무인원, 관리인원 등 39명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인건비만 연 15억6000만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동력비가 약 6억5000만원, 차량유지 관리비가 약 13억1000만원, 차량배터리 값이 연간 약 1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건설비용 외에도, 실제 운영에 들어간 후 연간 소요되는 비용은 약 201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잇다.

짓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은 후 관리하는데도 연간 200억원대가 소요된다면 지방재정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용역진이 제시한 트램 건설비용. <헤드라인제주>
용역진이 제시한 트램 개통후 운영비용. <헤드라인제주>
#말처럼 쉽지 않은 트램 도입, 우 도정의 최종 결론은?

이처럼 트램은 신교통정책 수단의 차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효용성 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많다.

막대한 건설비용의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하는 문제, 건설 후 연간 소요되는 운영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의 '돈'의 문제가 제일 크다.

여기에 트램 시스템이 도입된 후 과연 제주 도심권 교통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냐 하는 점도 의문이다. 실제 버스와 택시 탑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에서 트램의 여객수요를 적정하게 확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울 수도 있는 현실이다.

트램이 도입된다면 버스와 택시업계와의 마찰도 예견되는 문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트램의 도입을 위해서는 이러한 예견되는 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보고서에서 제주시 주요 노선에 노면전차인 바이모달트램(Bimodal Tram)을 운행할 경우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최대 0.8에 지나지 않아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B/C는 1.0 이상이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노선별 B/C는 동서2안이 0.84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동서1안 0.72, 동서3안 0.65, 동서4안 0.57 순이었다.

우근민 도정이 공약사업으로 내놓은 것이지만,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공약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자치도는 12일 오후 3시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용역 중간보고를 받았다. 다음달까지 이뤄지는 이 용역은 1억4967만원이 투입됐는데, 앞으로 정책자문회의 등을 통해 5월 초쯤 계획을 확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우 도정의 최종 판단은 어떻게 날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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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 2011-04-12 13:20:29 | 110.***.***.187
트램기사 다른데 다 흘터봤지만 이 기사가 제일 깔끔하네요
냉정하게 생각하도록 해야죠
그저 공약이러고 추진해서야 됩니까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이명박대통령도 경제성문제로 동남권 신공항 안한다 선언하는 판에

타당성 제로 2011-04-12 13:06:41 | 59.***.***.23
트램 1900여억원이면 컨벤션보다 더 비싼돈.
신도시에서 부두나 국립박물관쪽 가려는 이용객 수요 얼마나될까.
오히려 연삼로권을 이용해 구도심과 신도심 오가는 수요가 훨씬 많은데.
지어놓고 애물단지 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