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천막생활' 양윤모,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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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천막생활' 양윤모,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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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구속할 수 없는 '양심의 자유'를 엿보다

6일 아침, 해군기지 공사와 관련해 항의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양윤모씨(54)는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져 있다.

오현고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강우석필름아카데미 초대교장, 스크린쿼터영화인대책위원회 집행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서울예술대학 강사 등을 역임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중 강정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제주로 내려와 해군기지를 저지하기 위한 직접적 투쟁에 나섰다. 강정마을의 중덕 해안가에 천막을 쳐 놓고 혼자 생활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이날 경찰에 연행된 사례는 그에게 있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만 하더라도 두세번 경찰에 붙잡혀 간 바 있다.

지난해 4월12일 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체포했다. 그리고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재물손괴 혐의는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 부지 인근에 세워진 해군 홍보입간판 등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가 CCTV에 녹화돼 해군이 고발조치한데 따른 것이다.

또 그해 3월20일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이 해군기지 예정지를 방문할 때 김 장관이 타고 있는 승용차 앞을 가로막은 일을 두고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이 일로 인해 그는 벌금 190만원을 받았다.

여기서 그의 의지가 엿보였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정당한데, 왜 벌금을 내야 하느냐며 벌금 납부를 거부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7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해군기지 공사자재 반입을 저지하며 저항하던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4명과 함께 그는 또다시 경찰에 연행됐다.

함께 연행됐던 회원들은 모두 풀려났으나 그만 유독 계속해서 구금됐다. 앞전 연행된 일과 관련해 부과받은 벌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이유에서다.

결국 그는 구속됐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벌금납부 대신 차라리 노역을 살겠다며 스스로 교도소 수감을 자처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벌금을 내지 않았고, 차라리 벌금액수 만큼 교도소에서 노역을 하겠다고 '납부 거부'를 고집하면서 구속으로 이어진 것이다. 구속된 후 시민사회단체에서 모금을 통해서라도 벌금을 내겠다고 했지만 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안타까움에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수차례 찾아가 벌금납부를 할 것을 권유했으나 그는 완강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의 고집은 강정마을 주민들에 의해 꺾여졌다. 수감됐다는 소식에 가장 안타까워하고 걱정했던 사람들이 바로 강정마을 주민들이었다.

교도소 수감 보름여가 지날 즈음 강정마을 주민들이 눈물로 호소하며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벌금을 납부한 후에야 그는 풀려날 수 있었다.

출감 후 그는 잠시도 망설임 없이 다시 강정마을로 돌아갔다. 그 때가 혹한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월 중순께.

그가 찾은 곳은 강정마을 중덕 해안가. 그리고는 '나 홀로 천막생활'에 다시 들어갔다.

주변의 극구 만류에도, 그는 홀로 추운 중덕 바다에서 해군기지 반대 천막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정신적 지주가 된 양윤모 평론가.

지금 그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행 역시 그의 집념을 꺽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제주>

양윤모 평론가. <헤드라인제주>
양윤모 평론가가 생활하는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의 천막. <헤드라인제주>
양윤모 평론가가 생활하는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의 천막.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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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남아 2011-04-11 06:18:16 | 121.***.***.227
창조한국당과 문국현대표님 박원순변호사님 안철수박사님 김제동님 김장훈님 신구범 전제주지사님, 소설가 송영선생님, 한명숙 전총리님, 숭실대학교 안병욱명예교수님, 흥사단, 도산아카데미,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박사님, 박찬욱영화감독님, 최민식님, 영화배우 이영애님, 영화배우 김태희님, 장동건님, 그리고 류승완, 류승범형제분들, 안성기님, 박중훈님,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행동에 동참을 호소합니다. 제게 작은 인연이 있는 분들께 글 올립니다.

서국 2011-04-08 08:00:40 | 121.***.***.60
역사가 그대를 무죄로 하리라. 힘 내십써.

젠장 2011-04-07 23:54:34 | 1.***.***.167
에이 쓰발
이글읽ㅇ
나 욕벆에 안나오네


찬사 2011-04-06 21:37:25 | 49.***.***.27
마음의 심지가 매우 강한분 같네요
이런분이 진정한 제주시민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