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치솟은 가격..."근고기가 아니라 金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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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치솟은 가격..."근고기가 아니라 金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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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설 연휴 앞둔 재래시장...돼지고기 가격에 '절레절레'

명절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성수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돼지고기의 가격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확산된 구제역 파동과 급증한 명절 수요가 맞물리며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지난달까지 kg에 1만6000원에 판매하던 오겹살이 2만원을 훌쩍 넘겼다.

그것도 깎고 깎아서 마진율을 최대한 줄인 가격이란다. 주력상품인 오겹살 외의 다른 부위도 마찬가지다. 찾는 이들은 여전한데 매물이 없으니 유통업자도 상인도 소비자도 모두 난처할 따름이다.

그래도 유통업자나 상인은 조금씩이나마 마진을 남긴다지만, 소비자는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동문재래시장. 시민들이 고기를 사가기 위해 정육점을 이용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만석인 주차장부터 시장입구에 이르기까지 시민들로 북적댄다. 모두들 바삐 움직이며 명절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돼지고기 값이 너무 올라 인적이 드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시장 내 정육점도 마찬가지다. 다만 가격만 물어보고 고개를 저으며 지나치는 빈도가 많아졌다.

그래도 조상님 제사상에 올라가야 할 고기를 준비하는데 비싸다 한들 챙기지 않을수가 없을 터. 울며 겨자먹기로 '조금씩' 돼지고기를 사간다.

20년 동안 동문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했다는 정경숙씨는 "장사하면서 지금같이 고기값이 올라간 경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르며 "근고기가 아니라 금(金)고기"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서 손님들이 사들고 가는 양이 적어졌다"면서 "매스컴에서 연신 가격이 올랐다고 하니 대부분의 손님들은 툴툴대면서도 어느정도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장인심이 어디가랴. 그 와중에도 kg당 2만1000원에 판매하던 것을 1000원 깎아 선뜻 2만원에 내준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동문재래시장. 시민들이 고기를 사가기 위해 정육점을 이용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치솟은 돼지고기 가격에 고민하는 손님들이 늘었다. <헤드라인제주>

옆집 상인들도 사정이야 매한가지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내 잘못도 아닌데 괜히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간 강성희씨(55)는 "만두속에 쓸 것과 떡국에 넣을 고기를 사가려 했는데, 고기는 만두에만 넣어야겠다"고 말했다. 강씨의 손에 들린 1만원어치의 고기는 한 움큼이 조금 넘어보였다.

또 다른 시민 윤정은씨는 "아버님 제삿상에 올리려면 고기는 당연히 사가야하는데 딱 제삿상에 올릴 정도만 사가야겠다"며 "TV에서 비싸다 비싸다 해도 잘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오른 가격이 실감난다"고 털어놨다.

풍성하고 여유로운 설 풍경의 한켠에는 치솟은 고기 가격으로 인해 아쉬운 마음이 응어리졌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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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2011-02-01 22:44:26 | 175.***.***.50
덕배님도 복많이 받으세요. 헤드라인의. 진정한 논객
요즘은 왜 정치적 기사에 논평 자제하세요?
명절 끝나면 화끈한 논평 기대

박덕배 어린이 2011-02-01 16:58:01 | 112.***.***.96
덕배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가 돼지고긴데...갓뎀~

역시 2011-02-01 14:31:55 | 175.***.***.71
발빠른 현장취재 좋습니다
이번 설명절의 화두는 돼지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