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늘어선 줄..."새 돈 주고싶어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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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줄..."새 돈 주고싶어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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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한국은행 창구...100명 넘어선 대기자

시민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금융업무보다 제주도내 총괄적인 금융흐름을 관리하는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경우 직접적으로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지 않아 평소에는 한산한 편이다.

그러던 창구가 명절을 앞둔 31일 오후 모처럼만에 시민들로 북적댔다. 흔히 보던 광경은 아니지만 1년에 한번씩 으레 있는 연례행사다.

몰려든 시민들에 한국은행 로비가 북적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화폐를 바꾸고 있는 시민. <헤드라인제주>

"이왕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 시작하는데, 얼마 되지 않더라도 깨끗한 돈 쥐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열에 아홉은 모두 세뱃돈으로 사용하기 위해 새 돈을 교환하러 온 이들이다.

교환하려고 내미는 지폐들도 크게 상하거나 헌 돈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돈을 건네받는 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수고를 감수한다.

'93, 94, 95' 서서히 올라가던 대기표의 번호가 100을 넘어섰다. 기다리고 있는 고객이 100명이라는 의미다. 뒷줄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시민은 휴대폰을 붙잡고 누군가에게 "대기자가 100명이 넘는다"며 하소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몰려든 시민들에 한국은행 로비가 북적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화폐교환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는 시민들. <헤드라인제주>

# "교환한도 때문에 줄 서고 있어요"

일반 은행에서도 새 돈은 바꿀 수 있다. 다만 명절이 되면 새 돈을 찾는 고객들이 그만큼 많아 교환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가 제한된다.

줄을 서는 시민들은 금융기관마다 교환한도는 다르지만 만족할만큼 바꿀 수 있는 기관이 한국은행 정도밖에 없다는 것을 몸소 체득한 이들이었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오전부터 새 돈을 바꾸기 위해 은행, 마을금고 등을 돌아다녔지만 퇴짜를 맞으면서 결국 한국은행을 찾아왔다는 윤모씨의 사례도 그랬다.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새 돈의 수량이 많지않아 바꿔줄 수 없다며 한국은행으로 찾아가라 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줄서고 있는거죠 뭐." 윤씨는 40분이 지나서야 새 돈을 교환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교환할 수 있는 금액은 오만원권은 100만원, 만원권은 30만원, 오천원권은 20만원, 천원권은 10만원이다. 장수로 환산하면 각각 20장, 30장, 40장, 100장으로 넉넉하게 챙길 수 있다.

# "오만원권 생기니 은근히 부담이네?"

기다리는 시민들도 지칠 법 하겠지만, 정신이 없기는 은행 직원들도 매한가지다.

그래도 해마다 겪는 일이다보니 침착하게 처리해 나간다. 평소 화폐를 담당하지 않는 총무과나 서무과 등의 부서도 돈을 세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는 5만원권을 환산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났다.

"조카들 세뱃돈을 새 돈으로 챙겨주러 왔다"는 이모씨는 "같은 세뱃돈이라도 나이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게 줄 수 밖에 없는데, 오만원권이 생기고나서 은근히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가 화폐를 교환하는 업무중에 있다. <헤드라인제주>
몰려든 업무에 타 부서 직원들도 총 출동했다. <헤드라인제주>

이씨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만원짜리 한장 쥐어주면 되고 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2~3만원 챙겨주면 되는데, 대학생 애들은 세뱃돈을 낱장으로 주기가 애매해서 오만원권을 주려한다"며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사정이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족과 친척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교환된 새 돈들은 새 주인을 찾아가 행복한 한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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