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립 인사청문..."전직 지사 과잉충성?, 정치적 소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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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립 인사청문..."전직 지사 과잉충성?, 정치적 소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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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립 제주시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시장 재임시절 과오 도마
"해군기지 행정대집행 정당했나?...원도심 활성화 철학 불분명"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신관홍)가 16일 김병립 제주시장 내정자(61)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가운데, 김 내정자의 시장 재임시절 정치적 행보가 집중 도마에 올랐다.

특히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정책철학,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와 관련한 행정대집행 수행의 적절성 여부, 정치적 소신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김병립 제주시장 내정자.<헤드라인제주>

김 내정자는 인사청문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4년전이나 지금이나 제주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목표를 실행하는데 중심을 어디에 두었느냐일 것"이라며 "지난 민선은 주민과의 소통은 행정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민선 6기는 소통을 넘어 도민과의 협치가 무게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시장이 되면 꿈과 미래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제주시 현안인 구도심 활성화, 도시환경 쾌적화, 안전한 국제도시 등을 시정 중심과제로 두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단기간 성과보다는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초석을 다지는 마음으로 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옛 종합민원실 건물을 헐어 시민광장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돌발 행정수요와 현안 해결을 위해 TF전담조직을 운영하며, 행정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김병립 제주시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헤드라인제주>
허창옥 의원. <헤드라인제주>

◆ 허창옥 "김 내정자 소유 토지, 법률 위반...농지원부 편법 지원"

그러나 이어진 의원들의 질문에서는 김 내정자의 과거 행보에 포커스가 집중적으로 맞춰졌다.

첫 질문자로 나선 허창옥 의원(무소속)은 공동명의로 돼있는 김 내정자 토지의 실소유자가 사실상 김 내정자의 동생의 소유임에도 명의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허 의원은 "김 내정자는 자기소개서에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성격으로, 법도와 신의를 지킨다고 했는데, 정작 본인은 불법과 편법을 아무렇지 않게 진행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고 포문을 열었다.

허 의원은 "농지법 관련 농지원부를 보면 공동명의로 세 필지의 토지가 있는데, 사실상 동생 소유임에도 명의를 옮기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명쾌하게 법률적으로 이전을 하면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가정 사정이 있다. 밝힐 수 없는 부분이지만,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했다"고 지적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자 허 의원은 "내정자는 제주시의회 의장, 제주도의회 부의장, 제주시장까지 지냈는데 그러면 이런걸 말끔히 해야하지 않나. 이건 부동산 실권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사실을 몰랐다 하더라도 시장이 되면 이와 관련된 것은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하는 꼴이 되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또 허 의원은 "농지원부가 작성이 돼있는데, 현재는 총 면적 1207㎡ 토지에 공장을 지으며 732㎡를 농지 전용했다"면서 "농지가 1000㎡이하면 농지원부 발급이 안되는데, 편법적으로 지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관련된 부분을 잘 몰라서 방치된 것은 제 불찰이지만, 농지원부는 작고한 부친이 농지원부를 가졌던 것을 상속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허 의원은 "본인이 승계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이었다"고 재차 몰아세웠다.

허 의원은 김 내정자 소유의 토지에 불법 컨테이너 건축물이 놓여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동욱 의원. <헤드라인제주>

◆ 김동욱 "해군기지 반대농성 행정대집행...전직 지사 과잉충성"

김동욱 의원(새누리당)은 김 내정자의 시장 재직시절 실시했던 행정대집행의 적절성 여부를 문제삼았다.

김 의원이 "8대 도의회 당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김 내정자의 입장은 무엇이었나?"라고 묻자 김 내정자는 "절대보전지역 해제는 단호하게 반대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시장 재임 당시 2010년 12월 한 시민단체가 도의회 앞에서 강정해군기지 관련 천막농성을 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려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청공무원 20~30명과 함께 행정대집행을 했다. 당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입장은 어떠했나"라고 캐물었다.

김 내정자는 "천막을 철거한 것은 해군기지 입장의 문제가 아니고, 불법 적치물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로 대집행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의 입장을 떠나 행정의 수장으로서 불가피한 대처였다는 답변이다.

그러자 김 의원은 과잉진압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당시에 어떤 얘기가 오간지 아나. 제주시 공무원들이 깡패냐, 진두지휘한 시장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는 말도 있었다. 시민단체 여성 회원이 심하게 다치기도 했는데 그렇게까지 진압한 행동은 정당했나"라고 몰아세웠다.

김 내정자는 "진압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며 "해군기지 문제는 2008년부터 진행된 상황인데, 가만히 놔둬서 행정이 무력화되는 모습을 보며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행정대집행을 통해 정상으로 돌려놓는게 필요하다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법노점상 등과 이 문제는 다르다. 노점상은 개인들의 얘기지만, 해군기지 문제는 공적사안에 대한 것"이라며 "공적사안에 대해 이렇게까지 저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천막을 치기도 전에 행정행위를 한 것은 법적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전직 도지사에 대한 과잉 충성으로 인해 벌어진 문제"라고 힐난했다.

고태민 의원. <헤드라인제주>

◆ 고태민 "읍면지역 편향적 시각...반쪽짜리 시장 오명"

고태민 의원(새누리당)은 김 내정자가 시장에 재임했을 당시 읍면지역을 홀대했다는 점을 따져물었다.

고 의원은 "행정시장을 하면서 읍면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동 지역에만 관심있고 읍면에는 관심이 없는 '반쪽짜리' 시장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김 내정자는 "특별자치도 이전만 해도 양 시와 북제주군, 남제주군 예산을 합치면 9000억원 정도 됐는데, 행정시 되면서 4000억원에서 5000억원 정도로 줄었다. 결국 시민들의 욕구를 해결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이 나왔다"고 말했다.

시스템적인 문제일 뿐 김 내정자 자신이 편향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고 의원은 "김 내정자가 6대 시장 취임사를 했을 때 농촌에 대한 언급은 딱 한마지였다.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을 뿐 농촌 발전을 위한 정책은 한 마디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읍면차량을 가자마자 감축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가 시장시절 차를 없앨 때 지역 도의원들이 많이 읍소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내정자 의지대로 감축시켰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내정자가 잘 한 것이었으면 지금도 유지돼야 하지만, 이것은 문제가 생겨서 다른 시장이 와서 원래대로 되돌려놨다"며 정책실패를 문제삼았다.

김태석 의원. <헤드라인제주>

◆ 김태석 "원도심 활성화 철학 불분명...몇년 새 생각 바꿨나?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원도심 활성화와 관련한 김 내정자의 철학에 대해 물었다.

김 의원은 "김 내정자가 시장 시절 당시 원도심 재개발이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원도심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답변이 불분명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초 (삼도동 등 일대) 재정비 촉진지구가 추진되던 때의 재정비 촉진지구라는 말은 사라지고 원도심 재생사업, 역사와 문화, 골목상권 활성화 등의 용어를 집어넣었다"고 주장했다.

재정비 촉진지구란 해당 구역의 건물을 전면 철거한 후 새롭게 도시를 조성하는 방식인데, 김 내정자의 시장시절과 현재의 입장이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과거에는 재정비 촉진지구 가겠다고 해놓고 지금은 다시 또 재생사업으로 간다고 하면 불과 몇년 사이에 시장으로서의 철학이 바뀐건지, 아니면 시류에 영합하는 것인지 답해보라"고 추궁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재정비 촉진지구 지정된 것은 민선4기때로, 민선 5기 들어오면서 여러가지 검토가 있었다. 당시에도 전면 철거방식으로 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폐지 수순을 밟고 있을 때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제가 현장도 방문했고, 지역주민들과 만난적도 있다. 거기에 대한 민원도 상당했었다"면서 "당시에는 전면 철거 방식으로 가려 했는데 지금은 도심 재생 방법으로 간다는 것은 불과 몇년 사이에 바뀐 것으로, 45만 제주시민을 이끌어 갈 철학과 소신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질책했다.

김광수 의원. <헤드라인제주>

◆ 김광수 "제주시장 재도전, 자리에 연연하는 것 아닌가?"

김광수 의원은 "김 내정자의 좌우명이라고 밝힌 '예의염치' 중 제주시장을 다시 하겠다는 의욕은 '의'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해서 희망한건 아닌지 하는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예의염치(禮義廉恥)'란 예절과 의리와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뜻하는 고사성어로, 김 내정자가 재차 시장직에 도전하는 것은 과욕인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김 내정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곤혹스럽지만, 제주시가 시장 공백이 4개월이 지나는데, 시장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방관만 해서는 안될게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제 인생 최대의 오점이 될 수 있지만 책임있는 시민으로서의 의무도 다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어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벼슬자리 찾아서 들어간다는 오해가 전제될 것을 각오하면서 제주시를 바라보는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용기내서 지원했다고 해석하겠다"고 격려했다.

이상봉 의원. <헤드라인제주>

◆ 이상봉, 정치적 소신 추궁...金 "우근민 전 지사 따라가는게 도리였어"

이상봉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김 내정자의 정치적 소신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민주당 출신으로 정치계에 입문한 김 내정자가 지난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음에도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우근민 전 지사를 지원키 위해 당을 탈당했고, 이후 원희룡 지사를 지원했다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 의원은 "정당생활 관련과 관련해 긴 내정자가 걸어온 길에 대한 소회를 말해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 내정자는 "정당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는게 존립 이유라고 생각해 정당이 정권을 맡을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저는 정당생활을 1996년부터 시작했지만 2010년 5월까지 한 뒤에는 정당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하지 않은 것이냐, 아니면 정당생활에 대한 문제점이 있어서 그 것에 대한 입장이 정리된거냐"며 "선거 앞두고 탈당하면서 당적이 없는것이지 않나"라고 캐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는 "민주당 탈당 계기는 당시 도지사 후보로 우근민씨가 경선하겠다고 해서 우 전 지사를 지지하던 입장에서 탈당했다"며 "제게 시장직책을 맡겨준 분이기 떄문에 우 전 지사와 같이 가는게 인간적인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지적을 수긍했다.

당시 우 전 지사를 지지하던 세력이 새누리당으로 대거 유입되는 상황에서 김 내정자는 민주당을 탈당키는 했지만, 새누리당적을 갖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인간살이가 그렇게 순간순간 바뀌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집사람이 저를 대신해서 (새누리당에)입당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정당에 대해 어떤 소신을 갖고 있나? 어떤 정당을 선택하겠나"라는 이 의원의 질문에 김 내정자는 "지금은 갖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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