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장 앞 충돌...성직자 등 8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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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공사장 앞 충돌...성직자 등 8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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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미사 '중단', 기독교 기도회 '중단'...무슨 일 있었나
격렬한 항의 '충돌'...경찰, 신부 2명-목사 2명 등 8명 체포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과 백지화를 위한 천주교 미사가 집전되던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해, 성직자 4명을 포함해 8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됐다.

상황은 이날 낮 12시께 발생했다.

천주교 신부들이 미사 중단에 대해 항의하며 레미콘 차량 위로 올라가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경찰과 대치하며 미사중단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마을주민들과 활동가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당시 천주교 신부와 신도, 그리고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 30여명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평화미사를 올리고 있었다.

평화미사는 이곳에서 매일같이 이뤄져왔던 것으로, 해군측에서는 미사시간 중에는 가급적 공사차량 출입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상황은 해군기지 공사업체 측에서 미사 중 레미콘 차량의 출입을 시도하면서 발생했다.

레미콘차량이 정문 앞에 도착하자 공사업체측에서는 미사를 잠시 멈추고 미사장소를 옆으로 이동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주민들과 신부 등은 "왜 미사가 진행되는 것을 방해하느냐"면서 강력히 맞섰다.

이에 공사업체측은 경찰과 함께 미사를 진행 중인 신부를 비롯해 주민들을 한쪽으로 밀어내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미사가 강제로 중단된 가운데 레미콘 차량의 공사장 진입이 시도됐다.

주민들은 "해군측에서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차량출입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면서 "최근 매일 미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영찬 신부와 김성환 신부는 급기야 레미콘 차량 위로 뛰어올라 차량 운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과 활동가들 역시 레미콘 차량 앞과 출입구를 막고 연좌시위를 벌이며 항의했다.

이같은 대치상황이 약 2시간 가량 계속 이어졌는데, 경찰은 차량을 막고있는 신부와 활동가들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연행을 시작했다.

경찰은 우선 대형 경찰버스를 레미콘 차량 옆으로 붙여 높이를 맞춘 후, 레미콘 차량 위에 올라가 항의하고 있는 이영찬 신부와 김성환 신부를 연행했다.

또 레미콘 차량 앞을 막고 있던 여성활동가 최모 씨 등 2명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부상을 입었다.

4명이 연행된 후 대치상황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3시, 역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앞에서 매일같이 평화기도회를 하고 있는 기독교 목사들이 사업단 정문 앞에서 기도회를 올리려 하자 레미콘 차량의 출입을 이유로 강제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도회를 못하게 하자 격분한 목사들과 주민 등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또다시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세열 목사와 부강현 목사, 마을주민 윤모 씨, 활동가 박모 씨 등 4명을 추가로 연행됐다.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마을주민들이 미사중단 조치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미사 및 기도회 중단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마을주민과 활동가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상황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연행된 사람 중 3명은 해군기지 레미콘 차량 위에 올라가거나 밑으로 들어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으로, 경찰은 앞으로도 '합법촉진, 불법필벌' 원칙하에 법집행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해군측에서 미사나 기도회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차량운행을 중단키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으로 미사시간에 차량을 운행하며 충돌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만간 해군측에서 해군기지 본공사를 추진할 것이라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해군측에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 앞서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을 옥죄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찰을 부추겨 충돌을 발생시키고 주민들을 연행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7일에도 미사가 진행되던 중 공사차량 진입문제로 충돌이 빚어지면서 활동가 박모씨(43) 등 2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이달 들어 매일같이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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