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거버넌스엔 '펑펑'...소외계층엔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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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거버넌스엔 '펑펑'...소외계층엔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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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1회 추경안 예산편성 기준이 신뢰를 못주는 이유는
저소득층 교복구입비 '미반영'...여성단체 창립행사는 '초호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쓸 돈은 없다더니, 단체 행사에는 펑펑 지원한다?

서민생활 안정과 1차산업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해 편성했다고 밝힌 제주특별자치도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제283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는 이 제1회 추경안이 심의될 예정인 가운데, 당초 제주도가 밝힌 예산편성의 원칙과는 맞지 않는 사례가 속속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소외계층 교복구입비가 '퇴짜' 받은 이유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녀들에게 지원되는 교복(여름철 교복)비가 전혀 편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정시에서는 해마다 일정액의 교복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이는 봄과 가을, 겨울에 입는 용이고, 여름철에 입을 하복 구입비는 별도로 지원되지 않아왔다.

이에따라 이번 추경에서는 행정시와 해당부서에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하복비 구입비 명목으로 1억2000만원 정도를 편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서귀포시에서는 하복 구입비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발표까지 했었다. 이달부터는 읍면동별로 여름 교복비 지원대상자를 신청받는다는 언론브리핑까지 했다.

그러나 결론은 '퇴짜'.

도의회에 제출된 예산안에는 여름철 교복 구입비가 전혀 책정되지 않았다.  봄철에 교복비를 지원해줄 때에는 '큰 생색'을 내듯이 한 행정기관이 하복비는 은근슬쩍 가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번 추경 편성 때에는 교육청과 중복지원될 뻔한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수학여행 지원경비 '3억원'이 한 도의원의 지적으로 확인되면서 절감하게 됐고, 이 돈 중 1억2000만원으로 하복비를 구입하는데 지원해달라는 구체적 세입내역까지 제시됐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예산부서에서 이 지원금을 책정하지 않은 이유는 '신규사업' 억제란 명목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교복 구입 지원금은 해마다 이뤄지는 것이지만, 여름철 교복 지원금은 처음이란 이유에서다. 결국 앞선 발표를 한 행정시도 무색하게 됐지만, 여름철 교복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올랐던 저소득층 대상자들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편성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의 내역서. <헤드라인제주>

▲제주여성거버넌스포럼 창립비용에는 왜 펑펑?

그럼, 기정예산에 비해 5.9%인 1688억원이 증가한 3조220억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정말 불요불급한 예산이 없었던 것일까.

이번 추경 예산에서 저소득층 자녀 교복비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인 보건복지여성국의 예산편성 사례를 보면 이해하지 못할 예산이 편성돼 있다.

여성정책과에서 올린 일명 '제주여성거버넌스포럼' 관련 1억600만원이 그것이다.

제주여성거버넌스 포럼은 여성발전기본법을 근거 법률로 해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여성의 힘을 결집하고 제주시대를 주도할 국내외 여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제주 발전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한다.

이미 지난 4월말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리고 이달 중 추경예산이 편성되면 창립대회를 갖고 9월에는 첫 창립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포럼의 결성취지에는 십분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하지만, 예산편성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필요이상의 '과대편성'이 돼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추경에 편성된 포럼의 1억600만원의 편성근거는 뭘까.

우선 세분화해 일반운영비 8200만원의 근거는 이렇다. 추진위원회 회의참석수당이 무려 1000만원이나 편성돼 있다. 추진위원 25명에게 한번에 10만원씩 4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기초로 해 산출됐다.

포럼 추진단의 특근 매식비로 200만원이 책정됐다. 제주여성정체성 관련 동영상 홍보물 제작비로 3000만원이 편성됐다. TV나 신문 등에 홍보비로 2000만원이 계상됐다.

여기에 더욱 의아스러운 것은 창립행사비로 2000만원을 계상했다는 것이다. 세부내역을 보면 초청장 400부 제작에 600만원, 자료집 등 200부 제작에 300만원, 장소 임차 등의 행사경비에 700만원, 패널수당에 200만원, 기조강연비 200만원 등이다.

포럼이 아무리 취지가 있다 하더라도 창립행사 하는데만 2000만원이 계상됐다는 것은 '호화 행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반보상금' 명목으로도 2400만원이 계상됐다. 이 역시 창립총회 관련해서다. 창립총회에 있어 외빈 초청여비로 400만원, 참가자 행사실비 보상금으로 2000만원이 계상됐다.

결국 창립총회 행사의 총액은 △행사비 2000만원 △외빈초청 및 참가자 행사실비 보상금 2400만원 △홍보비 2000만원 등 대략 640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셈이다. 설령 홍보비를 뺀다 하더라도 4400만원의 창립행사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제주여성거버넌스포럼 관련 예산은 충분히 최소한도로 편성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이상으로 과대편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단체 7대경관투표에 1000만원...논란 기마대 창설엔 1억9천만원

여성정책과 소관 예산 중에는 전국여성단체에 제주의 세계7대자연경관 투표참여를 위한 홍보예산으로 1000만원도 편성돼 있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도 될 사업에 예산까지 편성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다른 부서의 예산으로는 논란이 많은 자치경찰단의 '자치경찰 기마대' 설립비용으로 1억9000만원이 편성돼 있다.

급조해 설립했다는 논란과 함께, 자치경찰단이 청사 설립과 인력확보 등 당면 과제를 차치하고 기마대 설립에 우선적으로 나서면서 사업의 우선순위 판단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사설립의 경우 그동안 예산부족의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 이번 추경안에서야 처음 18억2000만원이 편성됐다.

이처럼 저소득층 자녀의 '교복비' 지원에는 인색한 제주도당국이 제주여성거버넌스 포럼 등에는 초호화 행사를 갖겠다며 예산을 대거 편성하고, 사업의 우선순위 논란이 일고 있는 기마대 설립 예산을 전액 반영하면서, 예산편성의 원칙과 기준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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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에회망이 2011-07-09 19:31:03 | 118.***.***.113
약욕강식 보다는약욕공유 해야한는데 퇴보되려나

말세로다 2011-07-06 00:53:47 | 211.***.***.155
여성정책과장 파워에 사회복지과장이 밀렸구려

누구 작품? 2011-07-05 19:05:01 | 211.***.***.31
보건복지여성국장과 여성과장은 누구세요? 정말한심한 짓들 한다
여성거버넌스 웃기지도 안해
그럴돈 있으면 배고픈 아이 신경이나 써라

도민 2011-07-05 14:11:11 | 211.***.***.220
거버넌스? 국정관리라는 뜻인데... 여성국정관리포럼....창립행사에 1억여원이나. 한글로 하니까 바로 잘못된 거 알겠네.. 애들 교복좀 지원해주세요. 더운데 동복입고 다니게 하지 말고.

세상에나 2011-07-05 13:29:44 | 211.***.***.26
해드러인제주만이 이런 목소리 낼수있다는데 공감하고
이 여성단체가 뭔지 검증하는 기사도 올려주시구려

도민 2011-07-05 12:08:16 | 211.***.***.113
어떤 원칙인지, 상식인지... 다 다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개인 기업가가 자신의 기업을 맘대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보다 공익을 위한것, 그리고 보편적인것, 또한 이해와 공감이 가는것... 이런것은 기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도민들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힘있는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덧붙여 부담이 많았을지도 모르는 헤드라인제주의 바른 목소리에 응원을 보냅니다.

불공정한 사회 2011-07-05 10:34:10 | 59.***.***.23
돌팔이 행정이네...만만한게 못사는 사람들이냐? 선거공신 부탁이거나 표 되는 사람 부탁이었으면 이러지 않았을텐데..여성거버넌스 호화 창립식은 미친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