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도내 혼인건수가 4년 연속 3000건을 밑돌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의 국제결혼이 늘었지만 젊은층의 혼인 기피 추세로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인 조(粗)혼인율은 처음으로 4건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혼인건수는 261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8%(104건) 줄어들며 2021년(2661건)에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를 2년만에 갈아치웠다. 

2000년(4022건)까지 한 해 4000건을 넘겼던 제주지역 연간 혼인 건수는 2001년(3708건) 3000건대로 내려온 뒤 2019년(3358건)까지 3300~3700건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기였던 2020년(2981건)부터는 3000건 밑으로 내려왔고, 2021년 2661건에서 2022년 2718건으로 잠시 반등했으나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미뤄졌던 혼인들이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중됐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혼인건수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제주지역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1년 전보다 0.2건 줄어든 3.9건에 그치며 사상 처음으로 4건 아래로 떨어졌다.

2015년까지 6건을 유지했던 제주지역 조혼인율은 2016년(5.9건)부터 계속 줄어 2020년(4.5건)부터 2022년(4.0건)까지 5건 밑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 4건도 뚫고 내려왔다.

결혼 시기가 늦춰지는 추세가 굳어지며 평균 초혼 연령은 높아졌다.

지난해 제주지역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의 경우 34.3세로 1년 전보다 0.3세 올랐고, 여자(31.8세)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국 평균 초혼연령(남자34세, 여자 31.5세)보다 남녀 모두 높았다.

재혼하는 평균연령은 남자 51.6세, 여자 47.2세로 전년보다 각각 0.5세, 0.4세 상승했다.

전체 결혼은 줄었지만 외국인과의 '국제결혼'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제주에서 외국인과의 혼인은 350건으로 전년(284건) 대비 23%(66건) 증가했다. 전체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13.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결혼이 10건 중 1건 이상 된다는 얘기다. 

내국인끼리의 결혼이 줄다보니 전체 혼인 중 '국제결혼'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국제결혼을 빼면 내국인끼리의 혼인 감소폭은 7%(170건)로 커진다.

지난해 제주에서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아내는 294명, 한국 여자와 결혼한 외국인 남편은 56명이다.

한국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아내는 2002년(105명)까지 한 해 100명 정도였으나 2003년부터 가파르게 늘기 시작해 2010년에는 388명까지 달했다.  

이후 2014년(248명)부터 2016년(285명)까지 300명을 밑돌다 2017년(314명)부터 2019년(374명)까지 다시 300명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197명)과 2021년(155명)에 줄었다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중국(107명), 베트남(85명), 필리핀(17명) 순이다.  1년새 중국인 아내는10명 , 베트남아내는 20명 늘었다. 

베트남 아내는 2002년(2명) 첫 등장 이후 2010년에는 167명까지 불어나는 등 2019년까지 100명 이상을 유지했다.  이후 2020년(63명), 2021년(24명)에 크게 줄었다가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다시 늘고 있다.

혼인 건수가 꾸준히 줄면서 이혼도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 이혼건수는 1493건으로 전년보다 4.5%(71건) 줄었다. 다만, 인구 1000명 당 이혼건수인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2019년과 2020년의 2.6건보다 줄었지만 2016년(2.4건)부터 8년째 전국 1위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