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말산업, 승마.경마 사업규모 '쑥쑥↑'...먹거리 대중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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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말산업, 승마.경마 사업규모 '쑥쑥↑'...먹거리 대중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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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 특구 10년 성과와 과제] (2) 통계로 본 어제와 오늘
말 연관사업체 44%↑...대부분 성장세...말고기 대중화는 여전히 과제 

2014년 제주도가 전국 최초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후 제주지역의 말산업은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산 경주마(더러브렛)의 89%를 생산.공급하는 주요 생산기지의 입지를 굳혔을 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들도 급속히 성장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2022년 기준 말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선 말 사육두수는 2022년 1만4928마리로, 전국(2만7631마리)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말산업특구로 지정되기 직전인 2013년 말(1만4135마리)와 비교해 약 5% 정도 늘어난 규모로, 여전히  '말의 고장'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형별로는 제주마가 5109마리, 더러브렛 5073마리, 제주산마 3962마리, 기타 784마리 등이다. 

말 관련 사업체(사업장)도 크게 늘었다. 2022년 기준 1051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말 관련 사업체(2295개소)의 절반 가량(45.8%)이 제주에 몰려 있음을 의미한다. 

통계로 보는 제주도 말산업 특구 10년. (그래픽=원성심 기자)

사업체 수는 특구가 지정되기 직전인 2013년 말에는 729개소에 불과했다. 특구 지정 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10년새 44.2%(322개)가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생산업이 584개소로 가장 많고, 개인 사육자 373개소, 승마시설 75개소, 기타 19개소 순이다.

말 산업 종사자수는 2022년 기준 2952명으로 집계됐다. 전국(1만4642명)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경마분야 종사자가 803명, 그 외 말사육 및 승마, 도축 및 가공 분야 종사자 등이 2149명이다.

말 산업 종사자는 2013년 말 276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서 증가폭(6.8%)은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3000명을 웃돌았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마 등으로 인해 종사자가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엘리트 중심의 정기 승마인구는 2022년 기준 승마클럽 회원 3214명, 비회원 561명 등 3775명으로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 

체험 승마 인구는 1회성 체험 24만2744명, 재활승마 1287명 등 총 24만4031명(전국 4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만 18만명에 불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10년새 35.6%(6만4000명) 증가한 수치다. 체험 승마인구는 특구 지정 후 급속히 증가하면서 2017년 46만명까지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승마 시설은 2013년 말 37개소이던 것이 2022년에는 60개소로 62% 증가했다. 체육시설 승마장 23개소, 농어촌형 승마시설 38개소다. 

비축마 도축은 2022년 기준 1080마리로, 2013년말(806마리)와 비굫 34% 늘었다. 이는 전국 도축 물량(1501마리)의 72%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이지만,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16년(1048마리)과 2017년(1022마리), 2019년(1043마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즉, 최근 5년 사이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크게 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해안을 달리는 제주 경마.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말 산업 관련 인프라 및 지방세수도 확장됐다. 

말 관련 인프라는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의 렛츠런 파크 제주(72만6188㎡ 규모), 렛츠런팜 제주(210만7958㎡ 규모)가 중심이 되고 있다. 경마를 통한 지방세수는 지속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세 수입은 2018년 877억원, 2022년 901억원, 그리고 올해부터는 1000억원 시대를 맞고 있다.

이처럼 말 관련 연관산업은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말 관련 새로운 시설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말 조련 거점센터가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과 서귀포시축협 2곳에 설치된 것을 비롯해,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3개소(제주대학교, 제주한라대학교.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말 전문 동물병원도 제주대학교, 한국마사회 제주본부도 2개소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에코힐링 마로시설도 9개소에 92.4㎞ 구간에 걸쳐 조성됐다. 말 관련 문화시설인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도 건립돼 운영 중이다. 

강재섭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가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후 국내산 경주마의 89%를 생산.공급하는 주요 생산기지이 역할을 하며 우수한 경주마 생산에 노력한 결과, 농식품부 주관 전국 지자체 특구 평가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구 이후 말 관련 사업체가 크게 늘며 양적 성장과 함께, 우수 씨수말을 도입해 생산농가에 보급한 결과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말산업을 제주미래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말 전문병원 개설, 말 거점 조련센터 구축, 제주대 및 제주한라대, 서귀포산과고를 말산업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해 인력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산업을 추진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묻자, "2014년 특구 지정 이후 인프라 확충 및 농가 지원사업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으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승마인구 감소,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경주마 사육농가 경영난이 가중되었던 점이 있었다"면서 "다행히 현재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이러한 가운데, 말 관련 가공 제조업이나 먹거리 사업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들 사업 역시 지역경제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아직 활황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말 관련 제조업체는 현재 7개 업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마유나, 마유화장품, 마육가공, 말 가죽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반면, 말 관련 먹거리 사업은 오히려 정체된 측면이 있다. 현재 말고기 취급 음식점 35개소, 말고기 판매 인증점 16개소가 지정돼 운영 중이다.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말고기 판매 인증은 식당 내에서 사용하는 고기는 100% 제주마, 제주산마, 비육마만 사용하고 말고기 도체 등급제에 참여한 음식점에 한해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인증하고 있다.  

말고기 취급 음식점 수는 2018년 46개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11개소 감소한 것이다. 말고기 도축 두수도 2018년 582마리에서 2022년 555마리로 감소했다.

이는 말고기 품질 고급화 및 등급제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말고기 시장은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말고기가 여전히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 호불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강재섭 국장은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마육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묻자, "말고기는 예로부터 건강식 및 제주향토 음식으로 소비되고 있으나 대중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지난해 4월 말고기 생산·유통 사례를 우리 말고기 산업에 접목하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를 방문해 생산, 유통, 소비 전 분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10월에는 고품질 마육의 생산을 위한 지원 및 생산 방안, 실효적이고 체계적인 가공 및 유통체계 개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홍보 강화 등의 내용으로 마육 소비 대중화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1월에는 말고기 음식점, 전문가, 관련기관 및 단체 등으로 마육 소비 대중화 TF팀을 구성해는데, 앞으로 말고기 품질 고급화 및 소비자 인식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소비대중화 추진 전략 개선방안으로는, 부위별 가공한 급속냉동, 진공포장 상품을 공급하는 등 생산, 가공 및 유통분야에서 개선, 그리고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말고기 인식개선을 위한 마케팅 강화, 말고기 판매 인증점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과 취재협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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