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를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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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를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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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강승훈 / 제주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헤드라인제주

부모가 자식에게 언어를 물려주고, 자식은 또 그들의 자녀에게 언어를 물려준다. 언어가 생명을 이어가는 과정이다. ‘건강한 언어’라면 이 과정이 쉼 없이 진행된다.

영어와 스페인어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이 쓴다. 하지만 7천여 개에 달하는 지구상의 모든 언어가 이들 언어처럼 건강한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많지 않아 간신히 명맥만 이어가거나, 소멸 위기에 놓인 언어가 많다. 2010년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아주 심각하게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지정했다.

언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에 따르면, 언어를 보전하려면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가 살아남기를 원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며, 언어를 지켜내기 위한 자금이 조성돼야 한다.

그가 말한 첫 번째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어보전회를 이끄는 제주대 양창용 교수와 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이사장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은 호밀밭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싶었다. 양 교수와 강 이사장은 연구와 집필을 통해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이들만 제주어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제주어 레전드 구좌읍 김정자 할머니는 일상에서, ‘뭐랭하맨’ 김홍규 제주도 홍보대사는 유튜브로,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은 노래로 제주어를 지킨다.

표준어로는 ‘베지근하다’와 같은 제주어의 의미를 다 담아내지 못한다. 제주어에는 제주인의 삶이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주어를 지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어를 지키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제주어가 건강한 언어가 되면 좋겠다.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대변인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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