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곳곳에서 한해 무사 안녕과 마을 발전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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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곳곳에서 한해 무사 안녕과 마을 발전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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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이후 2월 중순까지 포제 봉행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 포제단에서 마을에 무사 안녕과 마을 발전을 위한 포제를 봉행하는 모습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마을 포제단에서 마을에 무사 안녕과 마을 발전을 위한 포제를 봉행하는 모습

설 명절이 지나면 도내 마을이 포제를 봉행하며 주민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한다. 성산읍 14개 마을 12곳에선 14일 동시에 입제에 들어가 사흘간 마을 포제를 진행한다.

음력으로 일 년 중의 첫째 달인 정월이 되면 제주에는 마을마다 분주하다. 마을의 안녕과 생업에 풍요를 위해 제주도 각 마을에서 남성들이 유교식 제법으로 시행하는 포제(酺祭)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마을제를 봉행하기 때문이다.

제주의 각 마을에 포제가 보급된 것은 조선 중기 이후로 추측된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등으로 한때 미신으로 치부되며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포제는 조선시대 예전에 따른 제례로, 보통 전해 동짓달에 제관과 제청을 정하면 제관은 포제를 지내기 사흘 전부터 제청에서 합숙을 시작한다.

마을에서는 흠 없고 정결한 사람으로 제관을 삼기 때문에 마을 남성들은 제관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이 기간에는 거처에 금줄을 두르고 수시로 목욕을 재개하는 등 정결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정성을 다해 제를 준비한다.
마을 신에게 주민과 고향을 떠난 인사들의 안녕과 한 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포제는 주민들에게 일체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행사다.

제례 상에 올리는 음식과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마을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일부 마을에선 돼지나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올리기도 한다.
손님들 상에 오르는 음식은 각 마을에서 나는 식재료를 위주로 올라가는데, 농어촌 지역인 성산읍에선 옥돔구이, 빙떡, 성게국, 해조류 무침이 빠지지 않고 올라간다.

각 마을 이장은 제청에 머물며 위문 오는 주민들과 마주 앉아 지난날의 오해와 갈등을 풀고 화합하는 소통의 자리로 역할을 한다.

고기봉 이장은 "마을 포제를 지내는 목적은 주민의 화합과 주민들의 건강과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지금까지 오랜 기간 포제를 지내왔는데 포제 기간 2박 3일 동안 부녀회원들이 정성껏 음식을 하고 마을주민들이 와서 함께 화합을 다지는 자리이며, 앞으로도 계속 전통은 이어질 거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개인을 중시하고 새것을 추구하는 오늘날, 포제를 농경사회의 고루한 의식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공동체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제주 고유의 문화로 다시금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올 한 해 성산읍 주민들이 화합하고 건강하고 좋은 일로 번성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민기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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