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다 밀어내지 못한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이어폰 소리도 이기지 못 할 천둥번개 소리 속에서도, 119 구급대원은 365일 24시간 항시 대기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어디든 신속하게 출동한다.
평소 119 구급대원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민은 크게 없을 것이다. 구급대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하는지 말이다. 나 또한 응급구조과 학생이지만 구급대원 업무에 대해 무지했다. 경험 없는 깜깜이 학생인 나에게 구급대원 업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문이 열렸다. 바로 나의 첫 번째 119센터 현장 실습이였다.
실습을 시작하며 혹여나 내가 실수하지 않을지, 짐이 되지는 않을지 불안하고 긴장하기 일쑤였다. 또 내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해 볼 생각에 기대 했었지만, 막상 직접 하려니 머리속이 하얗게 되며 능숙하게 하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분들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하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점점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 구급차 동승 실습을 하며 어떤 날에는 보호자처럼 마음 졸였던 적도 있고 차가 막힐 때면 환자가 더 아프진 않을지 함께 애가 타들어 갔다.
실습 전에는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가는 구급차를 봤을 때 급한 상황인가 보다 하고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직접 구급차를 타보니, 구급차 안에서는 환자 증상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처치가 진행되고 있고 그와 동시에 어느병원으로 이송할지 판단하는 등 많은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병원에 도착만 하면 끝이 아니라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가 침상을 배정받고, 구급대원이 의료진에게 환자 증상을 인계까지 해야 끝이 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신고에서부터 환자가 안전하게 침대에 누울 때 까지 구급대원이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 실습을 하며 아쉬웠던 점이 있다.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할 때 길을 터주는 차도 있었지만 비켜주지 않는 차들이 더 많았다. 환자는 1분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 위급한 상황인데 말이다. 시민들이 응급환자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길을 조금만 비켜준다면 구급차는 응급환자를 병원까지 원활하게 이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머릿속에 느낌표가 찍히는 것처럼 구급대원이라는 직업을 생각하게 되었다. 구급대원이 된다면 환자를 살리며 얻는 사명감과 더불어 환자를 처치한 후에 느낄 안도감과 뿌듯함처럼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앞으로 구급대원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힘들겠지만, 이번 실습하며 느낀 예비 구급대원의 마음을 갖고 의지를 다져야 겠다.
끝으로 국민을 위해서 언제 어디서든 주야겸행으로 위급한 현장과 상황속에서도 힘을 써주시는 119대원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리며 존경을 표합니다. <황찬형 / 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