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정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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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정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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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태희 경위/제주해안경비단
김태희 경위/제주해안경비단 ⓒ헤드라인제주
김태희 경위/제주해안경비단 ⓒ헤드라인제주

제주는 삼무(三無)의 섬으로 통한다. 삼무란 제주에는 도적이 없고, 거지가 없고, 대문이 없다고 하여 나온 말이다. 평소 근면 절약하고 상부상조하는 삶을 이루어 집의 대문도 필요 없었다. 집 주인이 일터로 나갈 때 사람이 없다는 표시로 긴 나무를 걸쳐두면 되었다. 이 나무가 제주의 정낭이다.

필자 또한 제주 농촌지역 단독주택에서 나고 자랐는데 대문은 물론 현관문 조차 시정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를 노린 것일까, 최근 서귀포경찰서에서 지난해 11월 11일 낮에 서귀포시 읍지역 단독주택에 침입해 현금과 귀금속 등을 상습적으로 훔친 30대를 검거하였다. 농촌지역에서만 절도 행각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잠금장치가 허술해서”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렇듯 농촌 지역 특성상 잠금장치가 허술하고 방범용 cctv가 도심과 같이 구석구석 설치되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밭에 가서 일을 하는 낮 시간대에는 범행이 발각될 가능성이 적어 이런 범행환경을 이용한 범죄는 날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농촌지역 등 제주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치안문제를 함께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경찰에서는 지역사회 구성원과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지역의 치안문제를 경찰 단독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협력을 통해 경찰서, 지역경찰 관서장이 직접 치안활동 설명 및 애로사항 청취를 정례화하고, 주민맞춤형 예방 경찰활동으로 핀셋형 예방치안 추진 및 cctv 관제센터 협업 등 치안인프라 확충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로 한순간에 결실이 맺어질 수 없겠지만 부단하다면 우리 제주에서 정낭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태희 경위/제주해안경비단>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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