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초등학생이 소아암 환자를 위해 8년 동안 기른 모발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제주지회는 제주 광양초등학교 6학년 서예원 양으로부터 소아암 환자 가발 제작을 위한 모발을 기증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서 양은 이와 함께 6년 동안 모은 용돈 70만원도 함께 기부했다.
서 양은 "유치원 때 우연한 기회에 소아암 환우들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접했다"며 "초등학교 1학년 때 가발이 필요한 소아암 환자를 위해 3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처음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25cm 기부 조건을 맞추기 위해 '검정 고무신' 만화에 나온 바가지 헤어스타일보다 더 짧게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다"면서도 "속상한 마음보다는 항암치료로 탈모에 정신적인 상처를 받고 있을 또래 소아암 환자들에게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두 번째 머리 기부에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양은 "두 번째 기부를 위해 다시 머리카락을 기를 결심을 했지만, 5년 동안 결심을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부 요건에 맞추려면 머리카락이 상하지 않도록 퍼머나 염색 등의 시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친구들이 헤어스타일을 예쁘게 바꿀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발 하나를 만들기 위해 200명의 모발이 필요하다"며 "소아암 환자 친구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양의 부모는 "거창한 기부는 아니지만, 모발 기부라는 작은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딸의 모습이 대견하다"며 "예원이와 함께 기부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