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신호등 꺾이고...주택.도로 등 침수피해 잇따라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중단, 무더기 결항...여객선도 중단
[종합] 초속 30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있는 강력한 가을 태풍인 제14호 '찬투(CHANTHU)'의 내습을 받은 제주도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오후부터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든 제주도에서는 밤새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태풍의 간접영향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이미 해안지역에는 100~350mm, 산지에는 6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밤사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누적 강수량은 최대 1000mm를 넘어섰다.
17일 오전 6시 기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진달래밭에서 1165mm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라산 남벽 994mm, 삼각봉 908mm를 기록했다.
또 산천단 546mm, 서귀포시 509mm, 태풍센터 540mm, 강정 505mm, 가시리 516mm, 송당 435mm, 선흘 4756mm, 제주시 322mm의 강수량을 보였다.
바람도 매우 거셌다. 주요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초속)을 보면, 삼각봉 27.4m, 지귀도 25.7m, 사제비 23.5m, 마라도 23.5m, 제주시 22.0m를 기록했다.
해상에서는 매우 높은 파도가 일었다. 마라도 앞 바다에는 최대 6.0m의 집채만한 파도가 일었고, 대부분 해안지역에서는 4.0~5.5m의 파고를 기록했다.
태풍은 17일 오전 7~8시에 제주도에 최근접해 점차 빠져나가는 중이나, 비바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북상을 하던 중 사흘간 한 지점에 멈춰서며 정체하는 이례적 상황으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태풍의 간접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 13일부터 무려 5일에 걸쳐 태풍 내습이 지속되면서 피해는 커지고 있다.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었던 지난 16일 오후부터 17일 아침 사이에는 주택과 상가 등에서 침수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제주시 건입동의 한 인도에서는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이어졌다.
특히 이번 태풍은 5일간 이어지면서 농경지 피해 등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태풍경보가 발령되면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과 제주기점 여객선 운항도 큰 차질을 빚었다.
제주공항에서는 태풍이 근접한 17일 오전 시간대에서 항공편 결항이 속출했다. 오전 9시 기준 출발 12편, 도착 11편 총 23편의 항공기가 결행됐다.
태풍이 이날 오후까지 부산.경남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결항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14호 태풍은 이날 오전 중 제주도를 빠져나가 일본을 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29m의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강도의 이 태풍은 17일 오전 8시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남남동쪽 약 80km 부근해상에서 시속 22km의 속도로 동북동쪽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낮 12시에는 서귀포시 동쪽 약 160km 부근 해상까지 이동하면서 제주를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한해협을 거쳐 이날 오후 6시에는 부산 남동쪽 약 170km 부근 해상, 18일 0시에는 일본 오사카 서쪽 약 240km 부근 해상까지 이동한 후 18일 오전 중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