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술판에 다툼까지...경찰.시청 계도활동 '진땀'
서귀포시 송산동에 위치한 자구리근린공원에서 매일 밤마다 청년들이 모여 술파티가 벌어지고 있는데 방역수칙 위반 사례와 각종 소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5일 밤 10시가 넘어선 자구리공원 잔디밭 일대에는 돗자리를 펴 밤 나들이를 즐기러온 인파들로 붐벼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때 아닌 말을 연상케 했다.
각종 음식들과 술을 준비해 돗자리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은 대부분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켜지는 듯 했지만 이날 추억을 만들어내기엔 4명으로는 부족한 인파들도 눈에 띄였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청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며 이들에 대해 계도활동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자구리 공원은 주로 20대 청년들이 주를 이루는데 문제는 '오오'다.
방역 수칙이 지켜지도록 조치해야 하는 시청 직원들은 5인 이상 모인 청년들에게 분산 조치를 해줄 것을 당부하지만 청년들은 '왜 우리한테만 뭐라 하느냐', '저기에도 지금 5명 이상씩 있다'고 하는 등 오히려 반박에 나섰다.
또 계도인력은 2명에 그쳐 분산 조치를 내려도 청년들은 이들이 다른 곳으로 계도활동을 하러 간 사이 다시 모여 술판을 벌이는 등 계도조치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도 보였다.
직원들은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계도활동을 벌였으나, 그보다 더 늦게까지 벌어지는 술판에는 손 쓸 틈이 없는 것 같았다.
지난 28일 서귀포시청 관계자는 "자구리 공원에서의 민원이나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주 금요일(7월 2일)부터는 송산동청년회와 합동으로 계도활동을 펼쳐 조치를 강화할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9일 김태엽 서귀포시장은 "제주시에서 탑동을 폐쇄시키니 이호해수욕장 등에 인파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해 무작정 공원을 폐쇄하면 방문객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오히려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계도활동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방역 지침이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구리 공원 내 무분별한 불꽃놀이로 인해 인근 방문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불꽃놀이는 금지돼 있다.
수 초마다 한발 씩 나가는 불꽃놀이들은 종종 하늘을 향하지 않은 채 발사돼 인근 돗자리로 튀어 부상의 위험이 따르고 방문객들 간 시비를 자아내 또 다른 위험한 상황이 우려되기도 했다.
시청 직원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에 계도활동에 나서는 한편, 인근 지구대에서 주민들의 민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도 각종 위법 사례에 대해 단속을 벌였다.
이날 중동지구대 소속의 한 경찰은 "최근 들어 자구리 공원에서 주민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음과 관련해 신고가 들어오고, 공원 안에서 술에 취한 사람들에 의한 폭행 사건도 발생해 인력이 많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밤 10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가 내려진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자구리공원에서 접수된 민원 신고는 집합금지 명령위반 15건, 폭행 8건, 소음 관련 민원 5건 등이다.
이날에는 무려 15명이 우르르 몰려와 대놓고 술판을 벌이는 등 코로나19 방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5일 밤 10시가 넘어선 자구리 공원에는 길 하나를 놓고 서로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건너편 상가의 경우 밤 10시가 지나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손님을 받을 수 없지만 이와 동시에 자구리 공원에는 서로 다른 곳에 있던 무리들이 모여 '만남의 광장'을 이루고 있다.
이곳 일대 상가를 대표하는 고창범 서귀포칠십리음식상인회장은 "(서귀포)시청에서는 '10시까지 영업해달라, 5인 이상 집합금지 지켜달라'고 말하는데 막상 바로 앞 자구리공원에는 방역수칙이 전혀 안지켜지고 있다"며 "사람들이 공원을 방문하는 건 환영하고 좋은데 5인 이상 수칙은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자구리공원은 자연미술관이여서 조형물도 있는데 이곳에서 음식을 해먹거나 텐트를 가져와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공무원과 경찰관들에게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으나 서로가 답답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날 자구리공원을 찾은 한 주민은 "이곳 분위기가 좋아 자주 찾곤 하는데 이렇게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을거면 차라리 아무도 못오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한명이 쓰레기를 갖다버리고 가면 그곳이 버리는 곳이 아닌데도 다같이 버리고 간다, 쓰레기만이라도 잘 가져 갔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자구리 공원 인근에는 클린하우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한곳에 쓰레기가 모아져 있으면 곧 무단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있다.
잔디밭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밤 바다, 조업을 떠난 배들이 밝히고 있는 수평선의 광경은 주민과 관광객들의 발을 묶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5인 이상씩 모이는 술판, 고성방가, 술에 취해 발생하는 주취 폭행, 시도 때도 없는 불꽃놀이, 무단 쓰레기 투기 등의 모습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자구리공원 속 '운치'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너나할 것 없이 예민하고 지친 요즘, 방문객들의 서로를 배려하는 '눈치'도 필요하다.<헤드라인제주>
과태료 때리면 안됨??
밤에 해수욕장 가면 돈많이 걷을듯
하지말란건 좀 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