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불축제, 대면행사 전면 취소...'오락가락', 20일만에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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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들불축제, 대면행사 전면 취소...'오락가락', 20일만에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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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트래킹과 버스킹·예술인 공연 등 대면 행사 취소
오름 불놓기 온라인 개최...일부 부대행사 드라이브스루로 진행
코로나19 상황 예견됐음에도 무리한 계획, 혼선 자초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제주시가 코로나19 상황에도 무리한 대면행사를 추진하다가 번복하면서 오히려 혼선만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제주시가 코로나19 상황에도 무리한 대면행사를 추진하다가 번복하면서 오히려 혼선만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오는 3월 8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는 가운데, 당초 계획됐던 '대면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전면 취소됐다.

이상헌 제주시 부시장은 23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방역 대응 강화를 위해 축제의 대면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제주시는 지난 1일 발표한 '제23회 제주들불축제' 계획안을 통해 새별오름 트래킹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지역예술인 공연무대, 청소년 페스티벌, 도민 노래자랑, 들불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을 1일 참가자를 1000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면 행사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참가자 인원을 줄이고 온라인을 통해 중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불과 20일만에 대면 행사는 모두 취소하는 것으로 번복됐다. 

제주시는 대면 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오름 불놓기는 온라인으로, 희망 묘목나눠주기 행사 등은과 같은 일부 부대행사는 '드라이브인' 또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름트래킹과 버스킹 공연, 오름갤러리, 달집태우기와 들불토크쇼는 전면 취소됐다. 

드라이브인의 경우, 참여자 및 행사 관계자들의 안전과 주차장 수용 능력, 방역수칙 등 모든 여건을 고려해 사전예약으로 선정한 차량 400대 한정 관람만을 허용하기로 했다.

예술인공연 및 도민 노래자랑은 차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제주시는 예술인공연 온라인 진행과 관련해, 제안서 공모를 거쳐 총 50편을 선정해 영상제작비를 지원하고, 그중 우수작 10편에 대해서는 별도 일정을 마련해 온라인 공연을 진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고업, 음향 장비 대여, 행사 대행업 등의 관련업 종사자들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는 주말인 3월 13일 오후 7시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시는 다만,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홍보할 수 있는 영상제작을 위해 기상 상황에 따라 일정을 3월 8일부터 14일 기간 중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면 행사 취소에 따라 들불축제의 소요예산은 당초 13억여원에서 5억원 정도가 절감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과 관광객 모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철저한 방역체계를 바탕으로 행사를 완벽하게 치러내는 등 감염 및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제주시의 축제 계획 변경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많은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번복하면서 행정의 신뢰성을 실추시키고 혼선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제주시가 '1일 1000명 제한적 입장'의 대면행사 계획을 발표한 지난 1일은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식당.카페 등의 밤 9시 영업제한' 등이 이뤄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던 시점이었다.

설 연휴를 전후해 특별방역대책 추진이 예고된 상태였고, 재확산 방지를 위해 당분간 강화된 방역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2년만의 장엄한 연출' 축제를 고집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무리한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끓었다.

실제 제주도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들불축제 미친거 아니에요?", "들불축제 꼭 해야 할까요?"라는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시민은 게시판 글에서 "들불축제를 한다는데 뭔 정신으로 누가 행사를 진행하는 거냐. 명절 날도 모이지 말라면서 행사를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제주시 당국을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도 "들불축제를 한다고 하는데, 지금 코로나가 종식된 것도 아닌데, 들불축제 참가인원은 제한한다고 하나, 꼭 지금같은 시국에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축제를 꼭 해야 하나 싶다. 그 예산으로 어려운 곳에 도울수는 없나"라고 했다. 

한편, 제주들불축제는 제주 최대의 노동력이던 말과 소의 건강한 양축을 위해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1997년 관광·문화적 측면에서 재현한 축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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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21-02-23 14:03:04 | 110.***.***.91
제주시 하는 일이 많이 어설프다
한심한 행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