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로 통칭되던 '제주흑우', 82년만에 제 이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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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로 통칭되던 '제주흑우', 82년만에 제 이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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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육질 분석 통해 '제주흑우' 품종 표기체계 확립
"유통-소비단계서 한우가 아닌 '제주흑우'로 표기"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필 교수.ⓒ헤드라인제주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필 교수. ⓒ헤드라인제주

한우로 통칭되던 '제주흑우'가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앞으로 유통.소비 단계에서 제주흑우라는 고유의 명칭을 별도 표기할 수 있게 됐다.

제주 흑우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며, 제주도 특산 토종 소인 '제주흑우'의 가치 및 지위가 회복된 것이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장(분자생명공학부 교수)는 28일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흑우에 대한 유전자.육질 분석을 통해 '제주흑우 품종 표기체계를 확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유통-소비단계에서 별도의 표기가 없던 제주흑우의 품종 표기를 추진해 제주흑우 산업화의 전주기 관리의 최종 단계인 유통 단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제주흑우는 고려, 조선시대 삼명일(임금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정규 진상품으로,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수탈과 말살정책에 억압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938년 일본이 한우표준법을 제정해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모색통일 심사규정을 제정함에 따라 제주흑우는 고유한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육량위주 소 산업 정책으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도태위기에 처했으나, 제주흑우가 2004년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우 품종의 한 계통(한우, 칡소, 내륙흑우, 백우 및 제주흑우)으로 공식 등록되어 명맥을 유지하는 계기가 됐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제주흑우는 생산과 도축 단계에서는 일반한우와 구분 표기되지만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별도의 표기가 없어 일반한우제품과 구분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주흑우 도축 시에는 ‘제주흑우’로 도축증명서에 표기되나, 유통·소비 단계에서 중요한 등급판정확인서에는 단순히 ‘한우 또는 육우’로 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진과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의 노력으로 지난 9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소도체 등급판정결과’서에 ‘제주흑우’를 표기하도록 관련제도를 재정비했다.

제주흑우가 80여년 만에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전산화 돼있는 ‘거래증명종합포털’ 시스템을 통해 ‘제주흑우’ 정보를 조회할 수 있고, 제주흑우 명칭을 상품에 표기할 수 있게 됐다.

박세필 교수는 "이러한 제도 개선은 그동안 소비자와 판매자간 지속적인 논쟁 꺼리였던 제주흑우 진위 여부 논란을 해소할 뿐 아니라 유통개선, 품질향상 등 제주흑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필 교수.ⓒ헤드라인제주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세필 교수.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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