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 '자연상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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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 '자연상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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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 시범 운영...종량제봉투 없이 24시간 쓰레기 처리
사물인터넷‧핀테크 결합해 배출.수거...'보기 좋고 냄새 없고 친환경적'
​​​​​​​제주시 노형동 재활용도움센터 옆에 위치한 '자연상점'. 무인결제시스템을 장착한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이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노형동 재활용도움센터 옆에 위치한 '자연상점'. 무인결제시스템을 장착한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이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노형동 재활용도움센터 옆에 특이한 상점 하나가 눈길을 끈다. 그 이름은 '자연상점'. 무인결제시스템을 장착한 가로 5.4m 세로 2.2m 규모의 컨테이너인 자연상점은 사실 제주특별자치도가 야심차게 시도한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이다. 

무인결제시스템에 카드를 꽂으면 투입구가 열리고,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만큼 비용이 결제되고 투입구가 닫힌다. 청소차량이 수거해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쓰레기가 눈앞에서 사라지니 이용자들은 개운하다는 반응이다. 종량제봉투를 구입할 필요도 없다. 투입구로 들어간 쓰레기는 ‘윙’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으로 압축된다. 

쓰레기수거함 이름이 자연상점인 이유는 이런 방식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비용을 지불하면 자연을 보호할 수 있어서다. 종량제봉투도 또 하나의 폐기물이라는 점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쓰레기 적재량을 확인해 청소차량을 효율적으로 운행하니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다.           

주거지 곳곳에 수북이 쌓이거나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쓰레기는 보기에도 안 좋고 악취나 오물이 흘러나와 불편함을 준다. 종량제봉투를 구입하기 번거로워 되는대로 버리거나, 무게를 고려하지 않고 봉투 하나에 가능한 한 많은 쓰레기를 한꺼번에 욱여넣어 배출하다 보니 수거 과정에서 환경미화원이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여러 곳을, 그것도 주로 야간에 순회하다 보니 청소차량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쓰레기양이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이는 상황에서 쓰레기 수거 문제의 심각성도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쓰레기 수거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2018년 9월부터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을 시범 운영해왔다. 

도심(노형동)과, 읍·면(조천체육관), 외곽지역(정실)에 각각 1개씩 설치해 운영해오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지난 7월 27일부터 함덕해수욕장에도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을 새로 설치했다. 관광객이 급증하는 여름철엔 일반 쓰레기 수거함만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를 감당하기 역부족이라 자연상점을 시범 도입한 것이다.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 '자연상점' ⓒ헤드라인제주
친환경 스마트 자동압축쓰레기수거함 '자연상점' ⓒ헤드라인제주

자연상점은 쓰레기를 압축해 5톤가량 보관할 수 있어 1개당 약 80여개의 폐기물수거상자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분리배출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24시간 이용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쓰레기를 투입하면 내부에서 오존을 발생시켜 악취를 없앤다. 밀폐형이라 쓰레기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폐기물 날림이나 해충 발생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고양이나 개, 유해 조수가 접근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외관이 깔끔해 주거지나 관광지 어디에 설치해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다. 

시범운영 결과 자연상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서 카페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크게 반겼다. 자연상점은 쓰레기 50g 당 6원을 결제하며, 종량제봉투를 사용할 경우 무료다. 

제주도는 자연상점이 제주 전역으로 확대되면 연간 약 3400만장 사용되는 종량제봉투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종량제봉투 제작비용만 약 13억원 절감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연간 693톤 감소된다. 

종량제봉투는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 말고도 또 다른 불합리한 면이 있었다. 종량제봉투의 단위가 '무게'가 아닌 '부피'라서 대형 쓰레기봉투에 무거운 쓰레기를 가득 담아 배출하면, 수거하는 과정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손이나 어깨를 다치는 일이 많다. 

쓰레기 배출 상태와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에 지역을 순회하며 수거하는 방식도 문제다. 모든 곳을 일일이 방문하다보니 수고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쓰레기가 넘쳐 악취가 나고 벌레가 들끓는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제주도는 지난 2006년 거점식 쓰레기 배출 및 수거방식인 '클린하우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인구증가 및 관광객 증가로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1.97kg을 육박하는 등 국내평균 1.01kg을 훌쩍 넘기는 상황이다. 기존 클린하우스 방식으로는 폐기물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고, 수거 방식도 개선이 필요했다. 

ICT 생활쓰레기 처리기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쓰레기 적재량을 확인해 청소차량을 효율적으로 운행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도록 했다. ⓒ헤드라인제주
ICT 생활쓰레기 처리기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쓰레기 적재량을 확인해 청소차량을 효율적으로 운행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축할 수 있도록 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생활환경과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유럽의 친환경 쓰레기 처리시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럽의 쓰레기 자동압축기에 한국의 뛰어난 IT기술을 접목해 제주형 스마트 쓰레기수거함을 개발하기로 한 것. 

제주도는 독일에서 제작한 대형 쓰레기 자동 압축기 프레임에 쓰레기 무게를 감지할 수 있는 저울과 전자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자연상점을 완성했다. 

자연상점은 1개당 클린하우스 40개소 분량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수거함이 가득 차면 청소차량이 자연상점을 통째로 견인해 매립지에서 쓰레기를 비우고 다시 제자리로 운반한다. 환경미화원이 쓰레기와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어 쓰레기 수거 시 발생하는 산재가 눈에 띄게 줄었다. 

ICT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별 쓰레기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만적 시에만 청소차량이 필요해 운송비 절감 효과도 크다. 계절·요일·시간 별 쓰레기 배출량도 확인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을 높여 도민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빨리 파악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기철 제주시 생활환경과장은 "자연상점은 폐기물 배출 및 수거, 관리까지 효율화하는 미래지향적 방식이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확산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 확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며 "쓰레기 처리는 주민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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