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당사자의 고충으로 들여다본 제주 장애인 이동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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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당사자의 고충으로 들여다본 제주 장애인 이동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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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 이야기] 강완재 /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
완재 /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 ⓒ헤드라인제주
강완재 /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 ⓒ헤드라인제주

현재 재직 중인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에서는 장애인의 신체 기능을 도와주는 보조기기를 수리하는 일을 한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보조기기를 이용하시는 장애인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고 그분들의 고충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하시는 말씀 중 가장 많이 들은 고충은 전동휠체어나 수동휠체어로 거리를 가다 보면 울퉁불퉁한 곳이 많고 어떤 인도의 경우 도로 폭이 좁아서 통과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도가 아닌 도로로 다니게 될 때가 있는데 불안하기도 하고 자신이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양심에 찔릴 때도 있다고 한다.

2020년 6월, 활동보조사분들을 대상으로 보조기기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활동보조사분들이 했던 질문 중 상당수가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가 되냐는 것이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차도로 어머니와 함께 가던 장애인이 택시에 치여 어머니가 사망하고 휠체어 이용자도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두운 밤에 택시가 전방을 미처 살피지 못해 일어난 참변으로, 불편한 인도를 피해 차도로 운행하다가 사고가 났다. 같은 해 11월에는 차도로 주행하던 전동휠체어 이용자가 교차로에서 1톤 포터의 치여 사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차도로 운행할 경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 계속 일어나지만, 보도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차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전동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인지 2019년에는 전동보조기기 보험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보험상품의 가입 기간이 정해져 있고 가입 인원도 제한되어 있어 아직도 보험 사각지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에이블뉴스, “전동보조기기 안전 ‘빨간불’”, 5월 1일자, 2020.)’ 게다가 ‘보험상품을 통해 사고 후 금전적인 보장을 받는다 해도 전동보장구에 안전장치는 전무한 실정이기에’ 후속적 성격의 조치일 뿐이지 궁극적으로 이용자 생명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처럼 전동휠체어 보험 출시에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상태이다. 또한, 전동보조기기 교통사고 통계조차 없는 상황으로 책임 부처 및 관련 부처는 확인조차 되지 않는다.

보조기기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이동권 침해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이나 시설의 경우에는 보조기기 이용자가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는 경우에도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길이 계단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건물이나 시설에 대한 접근권이 없는 것이다.

교통약자 이동지원수단인 장애인콜택시의 경우는 어떠한가? 장애인콜택시의 배차 방식은 기존의 수동 배차 방식에 문제점이 많아 최근, 신청 순차대로 자동 배차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그것도 아닌 것 같다고 토로하신다. 한번은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에 이용자가 방문하셔서 보조기기 수리 완료 후 장애인콜택시를 불러 집으로 귀가하시려고 했다. 그런데 배웅을 해드린 지 40~50분이 지나도 장애인콜택시가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계속 집에 못 가고 계셔서 이동지원을 해드린 적이 있다. 이러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비장애인이 택시를 부른 후 1시간이 다 되도록 아무 연락 없이 택시가 오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모두 참고 기다리는 상황인가? 해당 장애인콜택시의 경우 양해해달라는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차도로 다니는 보조기기를 이용하시는 장애인 당사자분들 중에는 되레 시민들이 장애인을 욕하지 않겠느냐 하시면서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다. ‘위험하게 왜 저렇게 가는지.’, ‘대책 없이 저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장애인을, 보조기기 이용자의 행동을 나무라서 해결될 문제인가? 우리 사회는 궁극적인 이유를 되짚어보고 개선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법은 이미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이들의 사회활동 참여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편의증진법의 목적에 맞는 동 법률 세부 기준에 따라 아래와 같이 국토교통부의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도 마련이 되어 있다.

「도로의구조․시설기준에관한규칙」에는 보도의 최소 폭을 1.5m로 규정하고 있으나,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보도의 최소 유효 폭은 2.0m를 확보하도록 하며 지형상 불가능하거나 기존 도로의 증․개축시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1.2m 이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최소 유효 폭 2.0m는 휠체어 사용자 2인이 교행 가능한 최소 폭에 해당한다.

이렇듯 관련법이 있음에도 장애인의 이동권은 일상의 전반에서 침해받고 있다. 장애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모든 권리가 피부로 와닿아야 한다. 위와 같은 편의증진법에 근거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일상에서 가져야 할 기본권을 침해당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법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다.

장애인도 제주도민이다.

제주도의 지향점은 ‘모든’ 제주도민의 불편함이 최소화되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의 불편함은 사회 문제이기도 하고, 또한 이를 최소화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다. <강완재 / 서귀포시장애인보조기기대여센터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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