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난간 매달려 아기 구하려 화마와 사투, 그러나...
제주에서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8일만인 13일, 이번에는 연립주택에서 불이 나 태어난지 3개월 밖에 안된 아기가 숨지고 엄마가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시 이호2동 소재 연립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것은 13일 오후 1시 15분께.
2층에서 연기와 불꽃이 분출되고 있다는 한 주민의 다급한 전화신고를 받은 119가 현장에 도착할 때는 이미 2층 내부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화재진압에 나선 119는 50여분만인 오후 2시 9분쯤 완전히 진화했다. 주택 내부를 모두 태우고 외벽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불길을 잡은 직후인 1시38분쯤 주택내부에 진입한 119는 거실에서 남자 아이를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아이 엄마인 A씨(38. 여)는 얼굴과 목 부위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연기를 흡입해 의식을 잃으면서 제주시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영상에서는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창문 밖 난간에 매달려 아기를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A씨의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거센 불길에 휩싸인 집안 내부로 몇번이고 진입을 시도하다가 뜨거운 화염과 연기에 밀려 난간에 매달렸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굴렸다.
결국 화상 등을 입은 A씨는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추락 당시 주민들이 달려나와 밑에서 받쳐주면서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불로 빌라 2층 내부 67.66㎡가 전소되고, 건물 외벽 등이 불에 타는 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 제주에서 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새벽에는 서귀포시내 한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해 B씨(40)와 그의 아내(37), 4살과 3살 딸 등 일가족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