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악취에 대한 관심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때
상태바
생활악취에 대한 관심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허성훈 / 제주시청 환경지도과 
허성훈 / 제주시청 환경지도과 
허성훈 / 제주시청 환경지도과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작년 한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를 사랑하는 사람의 샴푸향기에 빗대어 표현한 달콤한 노래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메시지로 느낄 수 있는 믿기 힘든 사연이 있다.
 
바로 샴푸 향 때문이다. 냄새는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후각 신경을 자극하는 가벼운 분자의 혼합물이다.
 
냄새는 성별, 연령, 경험, 문화 등 개인의 성향이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며, 단순한 농도로만으로는 오염상태를 나타내기 어려운 감각공해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향기로 느껴질 수 있는 반면 또 다른 이에게는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악취로도 느껴질 수 있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러한 주관적이고 복합적인 특징 때문에 샴푸 향 뿐 만 아니라, 세탁소에서의 세제냄새, 공방에서 생산하는 향초 또는 향수, 숯불구이 식당에서 발생하는 직화구이 냄새, 커피를 로스팅하거나 빵을 굽는 냄새 등 일상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점차 다양해지고 이로 인한 생활악취(?) 민원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음식점, 카페, 세탁소 등에서 배출되는 생활악취물질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어 악취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이 없으며, 관련 법률·조례 등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특히 직화구이 등의 조리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음식점 냄새는 단순 환기 또는 국소배기 후 확산하여 희석하는 등의 일차원적 방법에만 의존하고 있어, 음식점 주변 생활악취 민원은 더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시에서는 우선적으로 직화구이 음식점에 미세먼지 및 악취 저감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업체별 규모 및 운영상황 등을 고려하여 민원발생 음식점과 도심지역에 밀집한 음식점을 우선 선정하고, 전문가를 통해 기술진단을 받은 뒤 적정한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국비지원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본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직화구이 음식점 등의 생활악취 저감시설 설치 의무화와 시설 설치에 따른 지원근거 마련 등 제도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지원사업 실시와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생활악취가 발생하는 사업주의 악취 저감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직화구이 음식점 이외에도 생활악취 저감시설의 확대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길 바란다. <허성훈 / 제주시청 환경지도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